경로카드 빌려 타다 걸린 50대, 65만원 물어… 부정승차 4건 중 3건이 ‘우대권’

지난해 서울의 한 지하철역. 50대 남성이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지나자 역 직원이 붙잡았다. 남성이 찍은 것은 어머니의 경로 우대용 교통카드였다. 남성은 직원을 뿌리치고 마침 들어오던 열차에 올라탔다. 역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수사가 시작되자 남성은 제 발로 역무실을 찾아와 부가 운임 65만원을 냈다. 지하철 요금을 아끼려다 훨씬 큰돈을 물게 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1~9월 부정 승차 3만1212건을 적발해 부가 운임 약 16억5000만원을 부과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남성처럼 다른 사람의 우대권을 사용한 경우가 전체의 76.7%로 가장 많았다. 승차권 없이 탄 경우가 15%, 성인이 청소년·어린이 할인권을 사용한 경우가 8.3%로 뒤를 이었다.
부정 승차가 적발되면 실제 탄 구간의 운임에 더해 그 운임의 30배를 부가 운임으로 내야 한다. 이를 내지 않고 버티면 소송이나 강제 집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21년 부과된 부가 운임을 내지 않은 한 승객에게 서울교통공사는 소송을 냈고, 지난해 법원에서 51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 승객이 이후에도 돈을 내지 않자 공사는 올해 6월 강제 집행에 들어갔다. 승객은 지난 7월부터 부가 운임을 나눠서 갚고 있다. 공사는 부가 운임을 끝까지 내지 않으면 형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나 편의 시설 부정 이용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해근 공사 영업본부장은 “부정 승차는 정당하게 요금을 내는 시민과의 형평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앞으로 특별 단속을 하고, 역 주변 학교에 부정 승차 예방 안내문을 보내는 등 단속과 예방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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