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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8, 2026

“요양병원, 지역사회와 연계해 통합돌봄의 한 축 돼야”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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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혁 원장이 지난 7일 인천시 서구 심곡동에 있는 인천은혜요양병원 앞에서 요양병원의 미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 원장은 “요양병원이 지역사회로 더 나아가 통합돌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혁 원장이 지난 7일 인천시 서구 심곡동에 있는 인천은혜요양병원 앞에서 요양병원의 미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 원장은 “요양병원이 지역사회로 더 나아가 통합돌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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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이 지역사회로 더 나아가 통합돌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일 인천시 서구 심곡동에 있는 인천은혜요양병원에서 만난 가혁 원장의 말이다.

가혁 원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노인의 만성 통증 치료에 관한 연구를 석·박사 논문으로 쓰면서 일찍부터 노인의학에 관심을 키워왔다.

그는 2007년 인천은혜요양병원에 합류해 노인 환자들을 진료해왔고, 2013년 병원장직을 맡은 뒤 현재까지 10년 넘게 이 병원을 이끌고 있다. 인천은혜요양병원은 1993년 문을 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노인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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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혁 원장이 지난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23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협회(IAGG)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자료를 가리키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가혁 원장이 지난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23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협회(IAGG)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자료를 가리키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가혁 원장은 요양병원의 역사를 “2008년 이전과 이후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008 년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해인 동시에 요양병원에 특성화된 수가와 평가 제도가 생겼고, 환자를 등급으로 나누어 진료비를 책정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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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볼 때 올해가 요양병원의 두 번째 전환점이다. 올해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통합돌봄지원법이 계기다. 가 원장은 “통합돌봄의 근본 취지는 그동안 병원이나 시설 안에서만 돌보던 어르신을 이제는 집과 지역사회에서 돌보는 것”이라며 “이는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위기”라고 짚었다. 하지만 가 원장은 “제대로 ‘의료 중심 요양병원’으로 기능을 재정립한다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요양병원이 돌봄 역할을 해온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는 회복, 기능 유지, 의료 관리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혁 원장이 인천은혜병원을 운영하는 서천재단 표지석 앞에 섰다.
가혁 원장이 인천은혜병원을 운영하는 서천재단 표지석 앞에 섰다.

가 원장은 “요양병원은 노인 건강 문제에 분명한 전문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가 볼 때 노인의 질병은 젊은 사람과 달리 비전형적이고,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발견과 관리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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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폐렴 같은 감염이 생겨도 젊은 사람처럼 열이 펄펄 나지 않습니다. 면역 반응과 항상성이 떨어져 있어서 열도 덜 나고, 기침도 덜 하고, 그래서 놓치기 쉽죠.”

가 원장은 “요양병원이야말로 노인병에 대해 잘 알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 걸 찾아내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통합돌봄 제도 시행과 관련해 요양병원이 ‘시설 안의 케어’에서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역할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집에서 관리할 수 있는 환자는 지역사회가 돌보고, 돌봄이 필요한 분들은 요양시설에서, 지속적인 의료가 필요한 분들은 요양병원에서 맡는 식으로 기능을 나눠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서로 분절된 채로만 이뤄지면 통합돌봄 취지에 맞지 않아요. 요양병원도 지역사회 노인 케어에 참여하고, 노인요양시설과의 연계를 활성화해야 진짜 통합돌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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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혁 원장은 특히 ‘아급성기(급성기 이후 중간 단계) 환자를 볼 수 있는 모델’이 통합돌봄 시대에 요양병원이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병원에서 수술·집중치료를 받은 급성기 환자가 집이나 지역사회로 돌아가기 전 중간 단계의 회복·재활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택 임종과 관련해서도 그는 요양병원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재택 임종 과정에서 응급 상황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응급실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런 케이스는 요양병원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다루는 상황이에요. 전국 곳곳에 있는 요양병원이 이런 환자들을 단기로 입원시켜 필요한 처치를 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는 요양병원 제도의 숨은 또 다른 강점으로 ‘노인포괄평가’를 꼽았다. 2008년 수가제 개편과 함께 모든 요양병원은 매달 노인 환자에 대한 포괄 평가를 일괄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모든 요양병원은 매달 일괄적으로 노인 환자 포괄 평가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가를 정하기 위해 만든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그 자체가 노인 포괄 평가 도구가 된 셈입니다.”

요양병원 환자 평가표에는 교육 수준, 장기요양등급, 퇴원 후 가고 싶은 곳 같은 일반 사항부터 의식 상태, 섬망, 인지 기능, 치매 행동, 심리 증상, 치매 점수, 일상생활 수행능력(옷 입기, 세수하기, 식사하기, 일어나 앉기 등), 배설 기능까지 세밀하게 기록된다.

그는 이 포괄 평가와 다학제 접근이 결합할 때 요양병원이 통합돌봄과 에이징 인 플레이스(익숙한 집과 지역에서 늙어가는 것)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노인의학에서 노인 환자를 볼 때는 한 환자를 여러 측면에서 보는 포괄 평가와,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영양사 등 여러 직군이 함께 보는 다학제 접근이 중요합니다. 요양병원에는 이미 그 인적 구성이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 내내 가혁 원장이 강조한 또 하나의 화두는 ‘노인병 전문의 제도’였다.

그는 “노인은 다르다. 특히 요양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취약한 노인을 보는 방식은 건강한 젊은 환자를 보는 방식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의사가 많아진다고 해서 내과·신장내과 등 기존 전문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보지 않듯, 노인병 전문의도 기존 전문과의 환자를 빼앗는 존재가 아닙니다.”

대만·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병 전문의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가정의학과·내과·신경과·정신과·재활의학과·응급의학과 등 여러 전문의가 1년 정도 추가 수련을 통해 노인병 전문의 자격을 얻고, 노인 환자를 두루 살피는 컨설턴트 역할을 담당한다.

“선진국에서도 노인병 전문의가 아주 인기 있는 직업은 아니에요. 돈을 많이 번다거나 특별한 기술을 하는 분야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약물 조절, 다약제 줄이기, 저혈당·부작용 예방 같은 노인의학의 핵심을 관리해줌으로써 의료의 질을 분명히 높이고 있어요.”

가혁 원장은 마지막으로 통합돌봄과 간병급여 정책 속에서 요양병원이 살아남기 위한 방향을 “의료 중심 기능을 갖춘 병원”으로 요약했다.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도 계속 있을 겁니다. 다만 요양병원이 기존의 돌봄 역할만 하는 병원으로 남으면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고, 의료 중심 기능을 갖추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면서 아급성기 환자 케어를 수행하는 병원으로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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