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리더 RM이 좋아하는 그림은···컬렉션 140점 미국 미술관서 첫 공개 “꽤 긴 자기소개”
방탄소년단(BTS) RM. 빅히트뮤직 제공
미술 애호가로 널리 알려진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소장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미국 주요 미술관에서 열린다. RM이 지난 10년 가까이 모은 한국 근현대미술 중심의 개인 컬렉션을 미술관에서 본격적으로 공개하는 첫 전시다.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는 오는 10월3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 RM과 공동 기획한 ‘RM x SFMOMA: 비트윈 유 앤드 미(Between You and Me)’를 연다고 밝혔다. RM과 SFMOMA가 엄선한 작품 약 180점이 한자리에 모이며, 이 가운데 RM 소장품은 약 140점이다. 1935년 문을 연 SFMOMA는 미국에서 규모가 큰 근현대미술관 가운데 하나다.
RM은 “제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수집을 나누는 자리”라며 “한 사람이 오랜 시간 모은 컬렉션만큼 그 사람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꽤 긴 자기소개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 컬렉션에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며 “한국 밖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도 있을 텐데 조금 더 나은 관점과 감각을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수집해왔고, 그 과정이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 했다.
RM의 컬렉션은 윤형근·장욱진·유영국·김창열·김윤신·권옥연·박래현·도상봉 등 한국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들이 중심이다. RM이 특히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윤형근의 작품은 ‘Blue-Umber 79-C6’(1979) 등 16점이 별도의 전시실을 채운다. 장욱진의 일상 풍경과 유영국의 ‘작품(나무)’(1981), 김창열의 ‘물방울’ 등도 나온다. RM은 아메리카 카스티요 SFMOMA 큐레토리얼 프로젝트 매니저, 김효은 회화·조각 부문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와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를 구상했다. 작품 선정뿐 아니라 한국어·영어 전시장 글과 작품 설명을 직접 쓰고 양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했으며, 전시장에 흐르는 음악도 직접 골랐다.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에서 공개한 RM 전시 작품. 왼쪽은 장욱진의 ‘강 풍경’(1988). 오른쪽은 이브 클랭의 ‘에퐁주(SE251)’. 서울옥션·SFMOMA 제공
눈에 띄는 것은 RM의 소장품과 미술관 소장품을 ‘대화’하듯 짝지은 구성이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권의 작품을 함께 배치해 자연·기억·인간의 존재 같은 보편적 주제를 각 작가가 어떻게 다르게 탐구했는지 보여주는 방식이다. 김환기의 푸른 점화 두 점과 특유의 파란색으로 유명한 이브 클랭의 스펀지 조각 ‘에퐁주(SE251)’를 나란히 놓아 두 작가가 푸른색을 우주와 무한을 사유하는 공간으로 사용한 방식을 연결한다. 도상봉의 ‘개나리’와 조르조 모란디의 ‘꽃’은 일상적 소재를 절제된 색과 형태로 다룬 정물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난다. 윤형근의 ‘Burnt Umber & Ultramarine’(2001)은 미니멀리즘 작가 도널드 저드의 ‘To Susan Buckwalter’(1964)와 함께 놓이는데, 두 작가가 실제 교류했다는 인연도 연결고리가 됐다.
RM은 지난 8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술 수집의 출발점으로 2018년 BTS 미국 투어 중 찾은 시카고미술관을 꼽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서양미술을 직접 마주한 그는 “피카소와 반 고흐는 아는데 우리나라 작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했고, 스스로 “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한국 작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RM은 “정말 개인적인 전시가 되길 바란다”며 “예술의 가장 좋은 점은 개인적인 것이 보편적인 것으로 확장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미술 애호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9년 무렵이다.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과 베네치아 윤형근전 등을 찾아다니면서 화제가 됐고 팬들이 그가 찾은 전시를 따라가는 ‘RM 투어’라는 말도 생겼다. 2020년에는 금호미술관 김보희 개인전을 관람해 SNS에 소개하면서 전시가 화제를 더했다. 개인적 관심은 후원으로도 이어져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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