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파업에 이르게 하는 요인과 대책

왜 파업이 발생할까?
2004년 파업을 할 수 없는 국가 보호 기업에서 14일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정문을 나가 전국으로 흩어져 농성하는 파업이 발생했다. 회사는 비상 대책 T/F를 구성하여 공장 재가동과 파업 대책을 논의했다. 14일 동안의 파업은 국가적 피해와 비난을 받고 CEO화형식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회사는 생산 차질과 매출 손실, 고객과 지역 사회 신뢰 하락을 겪었다. 노동자는 임금 손실과 고용 불안, 노노 갈등에 휩싸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파업 기간이 14일로 장기화되지 않고 끝난 것이다. 당시 파업은 노동조합의 교섭권 이양에 따른 상급단체 주도의 파업을 위한 파업이었다. 교섭은 형식이었고 파업을 위한 명분 쌓기였다. 파업 대책을 논의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파업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고, 발생했다면 자존심과 승패의 싸움이 아닌 조속한 해결과 정상화를 고민해야 한다.
파업의 원인은 고용 안정, 보상, 근로조건 개선, 신뢰와 공정성, 경영진 퇴진 등 다양하다. 원인 중 비중이 높은 임금과 성과급은 노동자의 기여에 대한 보상이자 기업의 비용이다. 노동자는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기대하고, 기업은 수익성과 투자 여력, 미래 경쟁력을 고려한다. 성과 배분 기준이 불분명하거나 설명이 부족하면 갈등이 커진다.
근로시간과 휴식, 안전, 복리후생 등도 주요 쟁점이다.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효율성만 강조하면 불만이 누적된다.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도 마찬가지다. 기업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변화지만 노동자에게는 생계와 미래가 걸린 문제다.
이러한 갈등을 키우는 것은 신뢰의 훼손이다.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경영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며, 의사결정에서 노동자의 의견이 배제된다고 느끼면 개별 사안이 조직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진다. 파업의 표면적인 원인은 임금이나 근로조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공정하지 않고 회사가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하기도 한다.
갈등을 파업으로 확대하는 것은 문제 자체보다 대응 과정의 실패인 경우가 많다. 현장의 불만이 제기되었을 때, 이를 사소한 문제로 취급하거나 해결을 미루면 노사 간 대립은 깊어진다. 교섭이 시작된 뒤에도 서로의 주장만 반복하고,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에 대해 근거와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합의 가능성은 좁아진다. 여기에 과거의 갈등과 감정까지 더해지면 자존심 싸움이 되어 극단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경영진은 노조를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 보거나 일방적인 결정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도 기업의 경영 여건과 고용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한다. 양측이 상대의 입장 차이를 인식하고 조금씩 수용해야 하는데, 상대의 양보만을 기대하면 교섭은 길어지고 파업 가능성은 커진다.
파업의 사전 예방을 위한 활동
노사 양쪽이 파업하기 보다 사전에 파업을 예방하고 상호 협력하는 길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를 위해 사전 필요한 조치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이끌 것인가?
첫째, HR부서는 현장의 갈등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야 한다. 고충 상담, 현장 간담회,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반복되는 불만과 제도상의 문제를 확인하고, 경영진과 노조가 적절한 시기에 논의하도록 연결한다.
둘째, 회사의 현황과 경영정보, 평가 보상 등 인사제도의 원칙과 기준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기업은 경영 현황과 투자 계획, 인건비 부담 등 협의에 필요한 정보를 가능한 범위에서 공유한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요구를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하고, 판단 근거를 갖춘 제안을 준비한다.
셋째, 교섭을 요구와 거부의 대결이 아닌 공유와 협력의 과정으로 가져가야 한다. 임금, 복지, 근로시간, 고용 안정 등 쟁점별로 즉시 합의할 사안과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을 구분한다. 단계적 시행이나 별도 협의 일정을 논의하고, 교섭이 막히면 노동위원회의 조정 등 외부의 도움을 받는 등 상호 협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넷째, 합의사항을 공개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점검해야 한다. 합의가 문서에만 남고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으면 불신이 쌓인다.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한 이행과 점검은 철저해야 한다.
파업 발생 시, 해야 할 일
노사가 노력을 했지만,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갈등이 심화되어 파업이 발생했다면, 노사 양측이 갈등을 투쟁으로 장기화하기 보다는 조기 해결과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파업 중이지만, 대화의 창구는 열어놓고 소통해야 한다. 노사는 감정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사실에 근거해 소통해야 한다. 기업은 생산과 고객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방안을 정확히 알리고, 노동조합은 파업의 목적과 요구사항을 분명히 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상대를 자극하는 표현은 갈등을 키울 뿐이다.
둘째, 협상을 통해 전부가 아닌 부분 해결을 도모한다. 실무 협의를 이어 가고 합의 가능한 쟁점부터 해결한다. 기업은 수용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고, 노동조합은 요구의 우선순위와 절충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상대방의 굴복만을 목표로 삼으면 양측의 손실이 커진다.
셋째, 안전과 법적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제 3자가 개입되었을 경우, 파업은 난폭해질 수 있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파업 이후 회사와 직원은 생존해야 한다. 사업장 안전과 고객 피해 최소화, 관련 법령에 따른 의무 등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와 기업의 정당한 운영상 필요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넷째, 파업 이후의 회복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업무 복귀의 방법, 파업 참여자와 비참여자의 갈등, 생산 정상화, 합의사항의 이행 등을 명확히 한다. 파업 과정에서 생긴 불신과 갈등의 원인도 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에 포함되어야 한다. 파업이 끝났다고 노사관계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파업은 전쟁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요구를 관철했더라도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어 망하면 어떻겠는가? 기업이 정상화되었더라도 현장의 불신이 남아 있다면 갈등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서로의 권리와 책임을 인정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상생은 준비된 기업의 신뢰에서 출발하고 완성된다. 투쟁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노사가 함께 지켜야 할 것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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