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국인 유치 위해 170억 쏟아부은 기숙사···공실 장기화에 돌연 내국인·교직원 추가 배정
한국학대학원 보인재 기숙사 전경. 한국학대학원 제공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약 170억원을 들여 지은 기숙사의 방 절반가량이 장기간 공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빈방을 채우기 위해 내국인 학생과 교직원에게도 기숙사를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2학기부터 올해 2학기까지 5학기 동안 한국학대학원 기숙사인 보인재와 이택재의 평균 공실률은 각각 약 42%, 56%에 달했다.
한국학대학원은 한국학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운영하는 대학원이다. 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캠퍼스에 기숙사 두 곳을 건립했다. 연구원이 교육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외국인 학자를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외교 사절이자 가교’로 육성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이에 따라 교육부 예산 약 170억원이 투입돼 2024년 기숙사 두 곳이 완공됐다.
하지만 기숙사 완공 이후에도 공실 문제는 상당 기간 해소되지 않았다. 외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보인재는 2024년 2학기 전체 118실 가운데 81실이 비어 공실률이 68.6%에 달했다. 지난해 1학기와 2학기에도 공실률은 각각 53.3%, 42.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공실률은 1학기 26.2%, 2학기 17.7%로 낮아졌다. 다만 실제 사용 중인 기숙사 가운데 내국인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6.4%에 달했다. 외국인 입주 비율은 1학기 37.2%, 2학기 44.1%로 내국인 학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외국인 유학생 중 기혼자를 위해 마련한 이택재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5학기 평균 공실률은 55.9%였으며, 올해 2학기에는 73.3%까지 치솟았다. 전체 30실 가운데 실제 사용 중인 방은 8실에 불과했다. 이 중 4실은 내국인, 2실은 교직원이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이택재는 입사 안내에서 기혼 재학생·수료생과 기혼 외국인 초청 연구자 등을 주요 입주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교직원은 입주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교직원은 기숙사 완공 이후 꾸준히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원 입주 비율은 2024년 2학기부터 지난해까지 16.6~23.3%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사실상 교직원 숙소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고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연구원은 기숙사 준공 전인 2023년 9월 신축기숙사 운영방안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교직원을 이택재 입주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수료생의 기숙사 사용료를 10% 할증하는 방안도 함께 통과됐다.
연구원 측은 외국인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기숙사를 배정했으며 남은 방은 내국인 기숙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국인 학생에게 추가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택재에 거주하던 교직원은 지난 8월 거주 기간이 끝나 모두 퇴거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애초부터 외국인 학생 수요를 명확하게 분석한 뒤 기숙사를 지었어야 한다”며 “한국학대학원은 두 기숙사가 건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고 관련 규정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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