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금체불로 고용허가 취소돼도···1년 못 채운 이주노동자 퇴직적립금, 사업주에게 간다
지난 8월1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주최 ‘이주노동자 투쟁 승리 전국공동행동 대회’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나쁜 계약 철회·노조할 권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26.8.16. 강윤중 선임기자
사업주의 임금체불 등으로 고용허가가 취소돼 이주노동자가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는 경우에도 노동자 퇴직금에 준하는 출국만기보험이 사업주에게 환급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지난 7월까지 임금체불 등 사업주 귀책으로 고용허가가 취소되거나 제한된 사업장에 환급된 출국만기보험은 1669건(약 15억820만원)에 달했다.
현행 고용허가제(E-9) 등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은 퇴직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출국만기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이는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당시 신설된 제도로, 사업주가 매달 통상임금의 8.3%를 노동자 명의로 적립한다. 노동자가 1년 이상 근속하면 출국 시 이를 수령할 수 있으나,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노동자가 퇴직하거나 사업장 이탈·변경, 사망할 경우에는 보험금이 사용자에게 귀속된다.
문제는 임금체불 등의 문제로 사업주의 고용허가가 취소되거나 노동자의 산재 사망 사고로 처벌받는 사업장들조차 노동자가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험금이 사업주에 돌아간다는 데 있다.
유형별로 보면 2021년부터 지난 7월까지 임금체불이나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고용허가가 취소된 사업장에 367건(2억8300만원), 노동자 사망사고로 처벌받은 사업장에 55건(4600만원), 입국 전 계약한 임금이나 근로조건 위반으로 고용허가가 취소된 사업장에 54건(4720만원)이 환급됐다. 외국인고용법 위반 사업장도 같은 기간 1223건(11억3200만원)을 돌려 받았다.
출국만기보험이 퇴직금 성격으로 근속 기간을 기준으로 적립금의 귀속을 정하는 측면이 있으나, 현행 고용허가제에서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고용관계가 끝난 사유도 적립금 귀속을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외국인 노동자의 퇴직 적립금이 법을 어긴 사업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최소한 사업주 귀책으로 고용관계가 끝난 경우에는 적립금이 사업주에게 환급되지 않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근속 1년을 넘기더라도 이주노동자가 출국 시에야 이를 수령할 수 있게 한 점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불법체류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지만, 노동자의 후불임금인 퇴직금 수령에 제한을 둔 것이 재산권 침해이자 내국인과 차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수령 절차가 복잡한 탓에 이주노동자가 찾아가지 않은 휴면 보험금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기준 300억원을 넘어섰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