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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7, 2026

[사설]청해부대 작전범위 확대, 호르무즈 ‘우회 파병’ 수순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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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원들이 2023년 12월31일 함정 갑판 위에서 새해를 알리는 숫자 ‘2024’ 모양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청해부대원들이 2023년 12월31일 함정 갑판 위에서 새해를 알리는 숫자 ‘2024’ 모양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한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오만만 일대로 확대하고, 해상초계기 1대를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활동이 예년보다 급증해 청해부대 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명분이다. 한국군과 선박 보호를 위해 방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만만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는 지점에 있는 만큼 청해부대 역할 확대가 미국과 이란이 전쟁 중인 이 해협에 대한 ‘우회 파병’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16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조만간 ‘청해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 선박 안전호송 등의 임무를 해온 청해부대는 2009년 첫 파병 뒤 매년 국회 동의를 받아 파병 기간을 1년씩 연장해왔다. 정부는 파병 연장 동의안에 한국 선박과 국민의 안전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작전 범위를 오만만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는 걸 검토 중이라고 한다. 공중 감시와 정찰 역량을 높이려 해상초계기 1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동의안에 유독 관심이 집중되는 건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한 상황에서 청해부대의 전력과 임무를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만만은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아 있는 해역이다. 현재 미군이 오만만에서 대(對)이란 해상 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어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있기도 하다. 따라서 작전 범위가 오만만까지 확대되면 이란은 한국이 미국의 군사작전에 동참하거나 관여하는 것으로 간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의도와 달리 미·이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당장 야당과 시민사회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우회 파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마치 청해부대 활동 확대가 호르무즈에 가지 않고도 미국에 생색을 낼 묘수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아니다”라며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악수라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미국침략전쟁반대 한국군파병반대 긴급행동’은 오는 19일 청와대 앞에서 ‘우회 파병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한다.

정부는 청해부대 방어력 보강 차원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런 해명만으로 우려를 불식시키긴 쉽지 않다. 파병 연장 동의안에 분명한 안전장치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 작전 범위 확대 등을 미·이란 전쟁 종료 후 실행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이런 조건을 동의안에 명시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이란 전쟁이 계속되는 한 ‘파병은 없다’는 원칙이 확고하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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