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끝나지 않는 밤에 위로를”…‘터치드’, 첫 정규 앨범 ‘극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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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극야를 품고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저희 안에 있는 밤을 꺼내 보여드릴 테니 그 극야 속에 계신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20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MPMG) 사무실에서 만난 밴드 터치드의 프론트맨 윤민(보컬)이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지난 15일 공개된 밴드의 첫 정규 앨범 ‘극야’는 강렬한 연주와 폭발적인 무대로 사랑받아온 이들이 그 이면의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눈을 돌린 결과물로, 12곡을 꽉 눌러 담았다. 2021년 싱글 ‘새벽별’로 공식 데뷔한 터치드는 그동안 3장의 미니앨범(이피·EP)과 여러 싱글을 선보였다. 윤민은 “지금까지 만든 음반 중 하고 싶은 이야기가 가장 분명하다”고 말했다.
극야는 해가 뜨지 않고 밤이 계속되는 현상이다. 앨범의 메시지는 어둠에서 무조건 벗어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받아들이자는 데 있다. 윤민은 “예전엔 번아웃이나 슬럼프를 빨리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시기는 찾아온다”며 “언젠가 끝나고 또 돌아올 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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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들은 멤버들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떠나간 사람과의 추억을 별에 심는다는 내용을 담은 타이틀곡 ‘이 별’, 마음이 답답해 새벽에 차를 몰고 속초로 가다 끝없이 이어지는 터널을 보고 쓴 ‘터널’이 대표적이다. 더블 타이틀곡 ‘폴른 앤젤’은 성장하면서 세상의 기대에 떠밀려 순수함을 잃어가는 데 대한 울분을 담았다. 리더 김승빈(드럼)은 “외부 세션의 도움보다 네 멤버의 소리와 내면을 드러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밴드는 이미 2021년 이피 ‘퍼플’에 8곡을 담고도 정규 앨범으로 부르지 않았을 만큼 첫 앨범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이번 앨범의 출발점에는 윤민의 우울감과 고민이 있었다. 그는 “전날 밤까지 울다가 다음날 무대에선 관객에게 ‘행복하냐’고 외쳤다. 내려오면 정작 나는 힘든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2023년 이피 ‘옐로 슈퍼노바 렘넌트’를 준비할 무렵부터 몸과 마음이 지쳤고, 무대 위의 자신과 실제 감정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고 했다. 윤민은 “내가 음악을 시작한 이유는 내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이렇게는 음악을 오래 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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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도 그의 고민에 공감했다. 존비킴(베이스)은 이번 앨범을 두고 “팬들이 기대하는 터치드의 모습과 다른 음악이어서 걱정했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담으면서 균형을 찾았다”고 말했다. 윤민은 “이번 앨범을 냈다고 우울함을 극복한 건 아니지만 지금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해방감은 있다”고 했다.
터치드는 윤민, 김승빈, 존비킴, 채도현(키보드)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무명 시절이던 2020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이듬해 공식 데뷔 뒤 2022년 엠넷 밴드 경연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4년에는 윤민이 문화방송(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여성 최초로 9연승 가왕에 올라 화제가 됐다. 김승빈은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이 홍대 클럽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계기였다면, ‘복면가왕’은 전 연령층에 우리를 알린 기회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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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는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멕시코 무대에 섰고, 연말과 내년 초까지 베트남과 대만, 일본 등지에서 페스티벌 일정도 잡혀 있다. 해외 인기 비결에 대해 채도현은 “케이팝에서 시작된 한류의 흐름에 우리도 올라타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미국·영국·일본 밴드와 다른 한국 밴드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케이팝의 비주얼과 연출에서 배울 점도 있다”며 “아직은 그 차별점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윤민은 “우선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1만석 이상 규모) 단독 공연이 목표”라고 했다. “먼 미래에 미국 프로 풋볼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서는 꿈도 꾼다”고 했다. 김승빈은 “죽기 직전까지 음악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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