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이 노인 죽기 살기로 나섰지”…문 닫은 시골 병원, 주민들이 되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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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이 노인이니 병원 없으면 언제 죽을지 몰라요. 그러니 죽기 살기로 나설 수밖에요.”
충북 제천 수산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이장협의회는 28일 제천시청에 수산의원 운영 자금 2천만원을 건넸다. 이들은 이달 7일부터 수산면 새마을회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지역 기관·단체와 주민 등을 상대로 모금에 나서 20여일 만에 성금을 모았다. 성금은 ‘수산의원 생존 종잣돈’으로 병원에 건넬 참이다.
이들이 모금에 나선 것은 수산의원을 살리기 위해서다. 수산의원은 2014년 9월 문승철(65) 원장이 문을 열었다. 보건지소를 뺀 수산면의 유일한 의료기관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곳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런 병원이 5월에 폐업을 예고한 뒤 문을 닫았다. 이중희 수산의원 물리치료실장은 “애초 몸이 좋지 않던 원장께서 치료 반, 요양 반 심정으로 이곳에 내려와 기존 의원을 인수해 진료했다. 돈 벌겠다는 마음보다 손해만 보지 않으면 유지하려 했지만 다달이 적자가 쌓여 어쩔 수 없이 닫아야 할 처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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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문을 닫자 주민 1969명은 갈 곳을 잃었다. 험준한 월악산 자락으로 ‘육지 속 바다’라는 청풍호를 낀 수산면은 제천 시내와 30㎞ 남짓 떨어져 있어 차로 달려도 50~60분은 가야 병원에 닿을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65살 이상이 1107명으로, 면 전체 주민의 56%가 노인이다. 안경태 수산면 이장협의회장은 “병원이 문 닫으면서 그야말로 살길이 막막해졌다. 하루이틀 사이로 병원에 가야 살 수 있는 노인들이 태반인지라 걱정이 컸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는 심정에 병원을 다시 열어달라고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수산의원은 주민들이 다달이 발생하는 손실 5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진료를 계속해달라고 매달리자 7월 말부터 다시 문을 열고 환자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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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면 주민자치위원회, 이장협의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은 병원 유지에 마을의 사활이 걸렸다고 보고 재정적 기반 마련에 나선다. 지난 7일 제천시 등과 수산의원 운영 지원 연합 모금 협약을 맺었고,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모금의 길을 열었다. 다음달 2일 면 체육대회 때 모금 행사를 열고, 같은 달 23~25일 슬로시티 힐링축제에서는 국밥을 팔아 수익금을 수산의원 유지·관리에 쓰기로 했다.
주민들은 수산의원 유지를 위해 의료협동조합 설립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800명가량의 출자·참여 동의를 받았다. 김택수 수산면 주민자치위원장은 “날마다 손을 벌리기보다는 안정적인 병원 유지·운영을 위해 주민 등의 출자에 기반을 둔 의료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 출자와 병원 유지·운영을 위해 2억원 정도 모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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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제천시 등과 준공공의료원 형태의 새 병원 건립도 추진한다. 안경태 이장협의회장은 “지금 13평 남짓한 병원이 낡고 좁아 60평 정도로 늘려야 하는데 역시 돈이 관건이다. 빠듯한 시골 살림에 돈 나올 구석이 빤한지라 제천시와 충북도는 물론 보건복지부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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