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골목 매거진 읽고 QR 찍으며 산책"…카카오 '곳곳 공주'

집기·디자인 IP 무상 제공해 로컬 상생 돕는다
(공주=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붉은 벽돌 담장과 옛 기와 처마가 어우러진 충남 공주시 원도심 제민천변.
지난 16일 오후 제민천을 따라 걷던 방문객들이 골목 벽면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췄다.
화면을 터치하자 카카오톡 지갑에 알록달록한 디지털 카드가 발급됐다.
종이 매거진의 이야기를 따라 걷고 디지털 플랫폼으로 가게를 탐방하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 산책빙고 현장이다.
카카오[035720]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상생 프로젝트 '곳곳'의 두 번째 무대이자 정식 그랜드 오픈 현장인 공주 제민천 일대를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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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오지은]
◇ 1967년 호서극장에서 틔운 상생 이야기…매거진 토크 성황
행사의 출발점은 공주 시민들의 오랜 문화 사랑방이었던 1967 호서극장이었다.
극장 안에는 초청 인사와 카카오톡 예약하기로 사전 신청한 시민과 방문객 1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지난 6일 카카오톡 예약하기를 통해 열린 사전 예약은 당일 매진됐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매거진 토크에는 권경원 카카오 편집장, 나태주 시인, 이슬아·원소윤 작가, 김현정 곡물집 대표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나태주 시인은 "공주에는 주인이 직접 음식과 차를 빚는 가게가 많다"며 "불 꺼진 공주가 제민천을 중심으로 환하게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보고, 먹고, 즐기는 데서 나아가 느낄 거리가 풍부해야 하는데 공주가 바로 그 으뜸"이라고 말했다.
권 편집장은 "좋은 가게 한 곳이 그 지역 전체를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며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이들이 공존하는 지금 공주의 생생한 서사를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최원철 공주시장, 홍종완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윤용근 의원 등 지자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민관 협업을 통한 지역 상권 재도약에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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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오지은]
◇ 한옥 책방부터 벌꿀술 바, 토종 곡물 카페까지…도슨트와 함께 걸어본 골목
대담이 끝난 뒤 전문 도슨트와 함께 제민천 골목 안 상점들을 둘러보는 로컬 도슨트 투어에 합류했다.
호서극장을 출발해 한옥 책방 오래된질문, 수제 벌꿀술 전문점 천국보다 낯선, 토종 곡물 경험 공간 곡물집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벽돌 담장을 지나 마주한 '오래된질문'은 기자 출신 지명훈 대표가 옛 한옥의 대들보와 기둥을 살려 꾸민 책방이다. 건물의 외형 보존에 그치지 않고 사색이 머무는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제민천 물길을 따라 걷다 들어선 천국보다 낯선은 이국적인 풍미로 취재진의 이목을 끌었다.
15년간 홈브루잉 강의를 해온 주류 전문가 이재천 대표(60)가 지난 2월 문을 연 이곳은 벌꿀술 미드(Mead) 전문 바다.
이 대표의 대표작 '시크릿' 미드는 국제 미드대회(MMC)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환갑을 맞아 내 술을 선보일 수 있는 오롯한 제3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조용한 소도시 공주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주류를 선보이는 것 자체가 낯설고 신선한 시도"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카카오와 협업하면서 도시에 활력이 돌아 만족스럽다"면서도 "단순한 일방적 지원보다는 각 매장의 특성과 철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소통이 상생 사업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곡물집'은 잊혀가는 토종 곡물의 미식 경험을 디자인하는 로컬 브랜드다. 김현정 대표와 천재박 브랜드 디렉터(48)는 지역의 고령 농부 20여 명과 협력해 토종 씨앗의 가치를 식음료와 콘텐츠로 풀어내고 있다.
천 디렉터는 "카카오 직원들이 현장에 오래 머물며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오프라인 행사뿐 아니라 이날 오후 5시 오픈한 카카오메이커스 기획전(미숫가루 출시)으로 온라인 판로까지 연결돼 매장의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든든한 발판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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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오지은]
◇ "단순 시혜 대신 자생력 심는다"…온오프라인 융합형 상생 실험
카카오가 이번에 공주에서 선보인 곳곳은 기존의 소상공인 상생 모델을 한 단계 진화시킨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부터 운영해 온 '프로젝트 단골'이 톡채널 개설과 메시지 발송 지원금 제공 등 상인 교육 중심이었다면, '곳곳'은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 머물도록 유도하는 고객 참여형 로컬 브랜딩 사업이다.
특히 IT 기업인 카카오가 아날로그 매체인 종이 잡지를 택한 점이 이색적이다.
지난 7월 목포 시범 사업에 이어 발간된 '매거진 곳곳 공주'는 2천260부 한정판으로 제작됐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숨은 골목 곳곳을 모두 기록하겠다는 취지다.
김은화 카카오 로컬임팩트 리더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교육만으로는 실제 골목 상권에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공주는 외부 청년 창업가와 수십 년 된 노포가 공존하고, 걸어서 골목을 누비기 좋은 고즈넉한 환경을 갖춰 사업의 적지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자생적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공주 하천변에 설치된 집기, 서가, 팻말 등 오프라인 물품은 물론 '곳곳' 브랜드 IP와 디자인 소스를 지역 상인과 지자체에 무상 제공해 축제를 자체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돕는다.
김 리더는 "골목 상권과 지역 경제가 튼튼해져야 플랫폼 기업의 온라인 생태계도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다"며 "일회성 축제 특수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디지털 도구를 쥐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자생력을 심어주는 것이 궁극적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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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0일 09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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