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기업 IT 전문가·폭력조직원도 있었다···국내 최대 23조 불법도박판 ‘공급망’ 77명 무더기 검거
범행 현장. 충남경찰청 제공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두고 도박사이트 188개를 제작·분양해 약 23조원 규모의 불법 도박공간을 개설한 공급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장소 등 개설과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도박사이트 공급조직 운영자와 관계자 등 7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9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는 최상위 공급망 관계자 21명, 도박사이트 운영자 27명, 대포통장 모집책 5명, 도박자 19명이다. 구속된 인원은 공급망 관계자 16명과 사이트 운영자 3명이다.
이들은 2023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 거점을 두고 국내 최대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제작·유통하고 게임머니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공급망은 해외 게임사로부터 카지노 영상과 게임머니를 공급받는 ‘벤더사’와 도박사이트를 제작·분양하는 ‘솔루션’ 업체로 구성됐다. 벤더사가 게임머니인 이른바 ‘알’을 공급하면 솔루션 업체가 이를 하부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솔루션 총책 A씨 등은 컴퓨터 전문가를 영입해 도박사이트 제작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고 사이트 188개를 만들어 하부 운영자들에게 분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이트 유지·보수 명목으로 월 300만원을 받고 게임머니 판매로도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한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상위 공급조직에 대한 단서를 확보했다. 이후 범행에 사용된 금융계좌 795개와 해외 메신저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해 조직원들을 특정하고 지난달까지 공급망 관계자 21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벤더사 관계자는 2명, 솔루션 관계자는 19명이다.
경찰은 A씨를 중심으로 개발·영업·사이트 관리 등의 역할을 나눠 지속적으로 범행한 솔루션 조직원 20명에게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 혐의도 적용했다.
이 조직은 벤더사, 솔루션, 도박사이트 운영진, 도박자 모집책, 도박자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를 구축했다. 전국 각지에서 하부 운영자와 성인 PC방 등 모집책을 확보해 게임머니 유통 규모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대기업 IT 분야 출신 전문가와 폭력조직원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내와 동남아시아로 사무실을 나눠 운영하고 수시로 거점을 옮겼다. 타인 명의의 통신·금융 수단과 해외 서버, 메신저도 사용했다.
경찰은 게임머니 관리자 페이지와 금융계좌 분석 등을 토대로 범행 기간 도금 규모를 약 23조원으로 특정했다.
또 솔루션 업체 개발자 검거를 계기로 이들이 제작·분양한 도박사이트 188개의 운영을 모두 중단시켰다. 해당 사이트에서 사용한 인터넷주소(URL) 408개도 관계 기관에 요청해 차단했다.
운영 조직도. 충남경찰청 제공
범죄수익 환수 절차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A씨 등 운영진의 범죄수익 60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벤더사와 솔루션 운영진의 범죄수익 36억원에 대한 추가 신청은 법원이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관련 내용을 국세청에도 통보해 환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 1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강제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단속에도 도박사이트가 지속적으로 개설되는 점에 주목해 공급망 원점 차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최상위 공급망을 중심으로 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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