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금 떼였다 전액 환급받은 영세사업자 95.9%는 연 2000만원 이하 ‘저소득’
지난 6월 3일 서울 도로를 누비는 배달라이더 모습. 연합뉴스
배달라이더나 보험설계사 등 인적용역 사업자 가운데 미리 낸 세금을 전액 돌려받은 사람 10명 중 9명가량은 연간 사업수입이 2000만원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의 3.3%를 원천징수해 영세 사업자의 생활비를 묶어두는 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최종적으로 낼 세금이 없어 미리 낸 세금을 전액 돌려받은 인적용역 사업소득자는 2175명이었다. 이 가운데 연간 사업소득 총수입금액이 2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2086명으로 95.9%를 차지했다.
구간별로는 사업수입 1000만원 이하가 1915명(88.0%)으로 가장 많았다. 10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 171명(7.9%), 2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 52명(2.4%), 3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 16명(0.7%), 4000만원 초과 21명(1.0%)이었다.
인적용역 사업자에는 배달라이더,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골프장 캐디 등이 포함된다.
이들이 세금을 냈다가 전액 돌려받는 것은 보수를 받을 때 세금을 미리 떼는 ‘원천징수’ 방식 때문이다. 이들은 매월 사업소득 3.3%를 세금으로 낸다. 이후 국세청은 다음 해 5월 사업자의 종합소득세를 접수하고, 업무에 쓴 경비와 세액공제분 등을 반영해 총결정세액을 확정한다. 총결정세액에 따른 환급은 같은 해 6∼7월 이뤄진다. 연초에 낸 세금을 돌려받기까지 1년 반가량 걸리는 셈이다. 실제 연 1000만원 이하 소득자는 1인당 평균 15만원, 연 10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 소득자는 평균 50만원을 냈다가 돌려받았다.
나중에 돌려받을 세금을 미리 내느라 영세 사업자들이 당장 생활에 쓸 돈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위원장은 “일급이나 주급 단위로 정산받을 정도로 생활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도 많다”며 “이들에게는 보수의 3.3%를 미리 떼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무 신고에 드는 비용도 부담이다. 별도로 집계한 2024년 귀속 자료에서 사업수입 2000만원 이하 인적용역 사업자 중 세무대리인을 선임해 신고하고 환급받은 사람이 8만1588명이었다. 환급액은 총 329억4300만원이었다. 사업자는 통상 세무사나 세무플랫폼에 환급액의 10~20%를 수수료로 지불한다.
김 의원은 “영세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세율을 1%까지 낮추거나 직전 연도 1000만원 이하 소득자에 대해 원천징수 완전 면세 특례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영세 인적용역 사업소득자가 일일이 신고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국세청이 별도 신청 없이 세액을 계산해 직접 돌려주는 ‘자동 직권 환급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배달라이더·학원강사 등 인적용역 사업자의 사업소득 원천징수세율을 지방소득세 포함 기존 3.3%에서 2.2%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보험설계사 등 일부 인적용역자는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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