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 동글' 뭔가 작고 귀엽긴 한데, 누가 누구지?···'늙크크'를 위한 치이카와 입문서 [뉴스뷰]
지난 2026년 9월,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 국내 개봉했다.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ナガノ)가 만든 캐릭터 ‘치이카와(먼작귀)’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처음 개봉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SNS 피드에 이 작고 동그란 녀석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며칠 뒤 회사 후배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요즘은 일상 곳곳에서 캐릭터를 흔히 볼 수 있다. 가방에는 인형 하나쯤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각종 굿즈를 수집하는 것도 하나의 취향이 됐다.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듯하다.
다만 유행의 속도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캐릭터가 나왔다 싶으면 어느새 또 다른 녀석이 등장한다. 어느덧 늙크크가 된 필자에게는 따라가기 벅찬 세상이다.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 ‘모몽가’…. 이름부터 낯설다. 생김새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데, 팬들에게는 저마다 성격도 다르고 사연도 있단다.
그래서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대체 이 녀석들은 누구이며, 사람들은 왜 이토록 좋아하는 걸까. 대표 캐릭터 8종을 중심으로 저마다의 성격과 매력, 캐릭터 간의 관계를 살펴봤다.
먼저 ‘먼작귀’는 ‘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의 줄임말로,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ナガノ)가 만든 캐릭터·만화 시리즈다. 귀여운 외모와 소소한 일상 뒤로 은근한 다크 판타지 요소가 숨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작귀의 세계는 마냥 평화롭지만은 않다. 캐릭터들은 풀을 뽑아 생계를 유지하고, 괴물을 토벌해 보수를 받는다.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격증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귀여움과 현실적인 고단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세계관이다.
① 치이카와 - 울보지만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
먼작귀의 주인공 치이카와는 작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터뜨리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겁부터 먹는다. 하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내는 모습이 치이카와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강한 영웅이 아닌, 서툴고 평범한 존재가 조금씩 성장하는 이야기는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치이카와는 일본어 ‘난카 치이사쿠테 카와이이 야츠(なんか小さくてかわいいやつ)’의 줄임말로, ‘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이라는 뜻이다.
② 하치와레 - 언제나 긍정적인 해결사
치이카와 곁에는 든든한 친구 하치와레가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겁먹은 친구를 먼저 챙긴다. 다른 친구들보다 말을 유창하게 해 세계관의 상황을 설명하는 역할도 맡는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다정함 덕분에 치이카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이다.
하치와레(八割れ)는 이마의 털 색이 한자 ‘八’ 모양으로 갈라진 고양이를 가리키는 일본의 전통적인 표현이다.
③ 우사기 - 예측 불가능한 자유로운 영혼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어디론가 뛰어가고,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만든다. 우사기의 대표적인 외침은 ‘야하!’와 ‘우라!’.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장난꾸러기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놀라운 순발력과 실력을 발휘한다. 엉뚱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작품에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더한다.(기사 맨 하단에는 우사기 특유의 매력이 담긴 ‘랩’도 함께 정리해 보았다.)
우사기(うさぎ)는 일본어로 ‘토끼’를 뜻한다.
④ 모몽가 - 귀여움을 무기로 삼는 사고뭉치
커다란 눈망울과 복슬복슬한 꼬리. 누구보다 귀여운 외모를 지녔지만 성격은 만만치 않다. 관심과 칭찬을 독차지하고 싶어 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떼를 쓰기도 한다. 자신이 귀엽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캐릭터다. 사랑스러운 외모와 뻔뻔한 행동 사이의 간극이 모몽가 특유의 매력이다.(그리고 모몽가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다!)
모몽가(モモンガ)는 일본어로 ‘날다람쥐’를 뜻한다.
⑤ 쿠리만쥬 - 술과 안주에 진심인 애주가
언제나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는 먼작귀 세계의 애주가다. 작은 몸집과 달리 술을 즐길 줄 아는 어른스러운 캐릭터로, 술 한 모금을 마신 뒤 내뱉는 ‘하~!’ 하는 감탄사가 트레이드마크다. 평소에는 말없이 먹고 마시는 데 집중하지만, 친구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거나 도움을 건네는 등 은근히 다정한 면모도 있다. 특히 술과 음식의 조합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쿠리만쥬(くりまんじゅう)는 일본어로 ‘밤만쥬’를 뜻하는 전통 과자 이름이다.
⑥ 랏코 - 모두가 동경하는 최강의 검사
괴물 토벌에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강자다. 뛰어난 검술과 침착한 판단력으로 다른 캐릭터들의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강인한 모습과 달리 달콤한 디저트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진다. 후배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는 다정함까지 갖췄다. 압도적인 실력과 귀여운 반전 매력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랏코(ラッコ)는 일본어로 ‘해달’을 뜻한다.
⑦ 시사 - 성실함으로 꿈을 이룬 노력파
시사는 라멘 가게에서 일하는 성실한 직원이다. 어려운 자격시험에 합격할 만큼 부지런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라멘 가게의 스승을 존경하며 열심히 배우는 모습이 특징이다. 화려한 능력보다는 꾸준한 노력과 진심으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캐릭터다.
시사(シーサー)는 일본 오키나와의 전통 수호신상인 ‘시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⑧ 후루혼야 - 조용하지만 속 깊은 책방 친구
중고책을 사고파는 후루혼야는 소심하지만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다. 제멋대로인 모몽가와는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둘은 가까운 친구 사이다. 모몽가에게 ‘게’ 모양 머리띠를 선물받은 뒤 무채색이던 몸에 색이 생기고, 이를 계기로 모몽가를 더욱 좋아하게 된다. 친구의 변덕을 묵묵히 받아주는 순수함과 따뜻한 마음이 매력이다.
후루혼야(古本屋)는 일본어로 ‘헌책방’을 뜻한다.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관람 인증 사진
먼작귀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는 겁이 많고, 누군가는 제멋대로이며, 또 누군가는 묵묵히 노력한다.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자격증 시험에 떨어져 좌절하기도 하며, 때로는 친구에게 위로받는다.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이들의 모습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은 아닐까. 어쩌면 먼작귀가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 사랑받는 이유는 작고 서툰 캐릭터들에게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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