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위원장 깜짝 방중, 정세 변화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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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신의주와 맞닿은 중국의 국경도시 단둥을 깜짝 방문했다. 두 나라를 잇는 새 경제 동맥인 신압록강대교 개통(지난 15일)과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기리는 ‘항미원조기념일’(25일) 기념식 등에 맞춰 경제를 포함한 양국 협력을 더 심화해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김 위원장이 당분간 중국·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집중할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라는 기회를 적극 활용해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우리 국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치밀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전날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방문해 중국 국가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만나고 항미원조기념관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피로써 맺어진 조-중(북-중) 친선을 영원히 굳건히 계승”하고 “중국 인민의 우수한 아들딸들이 우리 혁명을 피로써 도와준 역사를 영원히 대를 두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왕 주석은 “전략적 소통과 공조를 강화해 각자의 주권·안보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자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집권한 이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진행되던 2018~2019년 네차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2025년 9월 한차례 등 총 다섯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그때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깊이 있는 전략 대화를 나눴지만, 이번엔 정상회담 없는 당일치기 방문에 머물렀다. 따라서 두 나라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나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같은 민감 현안에 대해 의미 있는 의사소통을 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반대쪽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9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나도 모르겠다”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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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년여 동안 북-미 대화를 계기로 꽉 막힌 남북 관계의 문을 열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지뢰 참사’로 남북 관계는 더 악화됐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된다면 ‘한국 패싱’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외교 역량을 투입해야 하고, 무산된다면 그동안 추진해온 대북정책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 양쪽 모두 쉽지 않은 길이다. 비상한 각오로 대응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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