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수사 펼치는 선관위특검…인력·시간 부족해 조바심?
지난 23일 서울 중대범죄수사청을 방문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사망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놓고 법원과 공개 갈등하는 등 조바심을 내비치면서 특검이 기한 내 모든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 21일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와 함께 3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선관위 예산으로 여비 2억2600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노 전 위원장의 출장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실무진 3명 이상을 추가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검은 투표소 물품 제작 업체들의 입찰 방해 의혹과 투표율 조작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지난 14일 중앙선관위와 선거용품 업체들을 압수수색한 결과, 이들이 들러리 업체들과 수익을 나누거나 탈세 등의 목적으로 허위 가공거래를 하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엔 각급 선관위 7곳을 압수수색해 전국 36개 시·군·구 선관위가 투표율을 허위 입력한 정황을 포착하는 성과를 냈다.
속도전에 돌입한 세 사건 외에도 특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게 된 경위, 부실 관리 의혹 발생 이후 개표가 중단되고 보전 조치 없이 개표가 강행된 사건을 등을 수사해야 한다. 오는 28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 중인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 장과 현장 폐쇄회로(CC)TV 등에 대한 공개 검증이 예정되어 있어 정밀 감정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관계기관 공무원이 선거 관련 사고를 축소하고 수사를 지연했다는 의혹, 선관위 부정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야 한다. 특검법에 적시된 수사 대상만 12개로, 인지 사건을 포함하면 수사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특검은 출범 이후부터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특검법상 특검은 최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으나 현재까지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엔 중대범죄수사청을 방문해 검사 출신 수사관을 포함해 10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중수청도 인력이 부족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의 1차 수사기한이 오는 12월 종료되는 터라 내부에선 기한 내 12개 의혹을 모두 밝혀내기엔 힘이 부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검이 수사 성과에 대한 압박감에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입찰비리와 관련해 수사를 받은 중앙선관위 직원 A씨는 지난 20일 수사를 받은 뒤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A씨 변호인단은 강압적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결론을 정해 놓고 진술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론 “고인이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검사는 선 채로 ‘아니, 일반적인 걸 말하라는데 모른다는 거냐’고 소리쳤다”면서 “변호인은 그 자리에서 ‘사실을 정해 놓고 원하는 답변이 안 나온다고 소리치며 압박하는 것은 강요’라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법원을 공개 비판하는 일도 벌어졌다. 특검은 공명선거추진활동비 부당 지급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14일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로 “사실관계가 기본적으로 파악됐고 피의자들은 법률적 평가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중앙선관위의 정상적인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될 가능성이 상당해 보이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자 특검은 “이번 영장 기각을 비롯해 최근 법원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일부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언론에 비판 메시지를 냈다. 특검은 이어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하는 등 흔들림 없는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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