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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6, 2026

세금 내고 장학금 주는 600살 소나무···석송령 등기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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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자락에 있는 경북 예천군 감천면 석평마을에 있는 석송령. 수령이 6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매년 세금을 납부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김현수 기자

소백산 자락에 있는 경북 예천군 감천면 석평마을에 있는 석송령. 수령이 6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매년 세금을 납부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김현수 기자

경북 예천의 600살 ‘부자 나무’ 석송령이 내년 토지 등기 100주년을 맞아 학술 연구 대상이 된다. 석송령은 소유한 땅을 임대해 얻은 수입으로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나무다.

예천군은 국가유산청이 예천박물관의 ‘한국의 인격수 가치 증진 연구사업’을 국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인격수는 사람처럼 이름이나 벼슬을 받거나 재산을 가진 나무를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석송령을 비롯해 전국 천연기념물 가운데 인격수로 불리는 나무를 조사한다.

예천박물관은 이들 나무에 얽힌 이야기와 재산을 갖게 된 과정, 관리 방식 등을 살펴본다. 주민들이 나무를 어떻게 지켜왔는지, 나무가 마을 공동체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도 확인한다.

천연기념물 제294호인 석송령은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 석평마을에 있다. 높이 10m, 줄기 둘레 4.2m로 어른 3명이 팔을 뻗어야 겨우 안을 수 있는 크기다. 가지가 우산처럼 옆으로 퍼져 나무가 만드는 그늘만 약 1000㎡에 달한다.

경북 예천군 감천면 석송령 개방 행사를 찾은 탐방객이 지난 4월 석송령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경북 예천군 감천면 석송령 개방 행사를 찾은 탐방객이 지난 4월 석송령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석송령은 약 600년 전 풍기 일대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석관천을 따라 떠내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길손이 소나무를 건져 현재 위치에 심었다고 한다.

석송령이 재산을 갖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이다. 자식이 없던 마을 주민 이수목씨는 주민들에게 그늘과 쉴 곳을 내어준 소나무에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기로 했다.

이씨는 같은해 8월10일 소나무에 석송령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토지 5588㎡를 상속 등기했다. 이름은 석평마을의 ‘석(石)’과 소나무 ‘송(松)’, 영혼 ‘령(靈)’을 합쳐 지었다. 석송령은 국내에서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재산을 보유한 나무로 알려졌다.

예천군 관계자는 “당시에는 나무도 법인처럼 등기를 할 수 있었다”며 “충북의 ‘정이품송’ 등도 등기를 해 재산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송령 소유의 땅에는 보건진료소와 마을회관, 노인회관, 공동화장실 등이 들어서 있다. 임대료 수입이 있어 매년 세금도 낸다. 1999년에는 종합토지세 등으로 6200원을 냈다.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2023년에는 납부액이 16만원으로 늘었다.

마을 주민들은 ‘석송계’를 만들어 나무와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임대료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돈은 장학사업 등에 사용한다. 매년 정월대보름 전날에는 석송령 앞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동신제도 지낸다.

예천군 관계자는 “석송령은 재산을 가진 나무를 넘어 주민들을 하나로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등기 100주년을 계기로 석송령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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