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적 논란 턴 이 대통령 회견, 이제 “민생 개선” 매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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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민생, 개혁, 통합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 30%대까지 떨어진 국정 지지율에 담긴 국민 우려에 대해 긴 말로 변명하지 않았고 “모두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그동안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돼온 연임 개헌, 공소취소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연임 개헌 논란에 대해 그동안의 우회적인 화법에서 벗어나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해석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표현으로 논란을 정리한 만큼, 정치권도 더 이상 이 문제를 정쟁화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또한 여야는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공소취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기존 기소 사건에 대한 이송·처분에 대한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이해충돌 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사와 일부 정책 등에서 실책을 인정하는 태도도 보였다. 2기 내각 인사 실패 논란을 두고 “최선을 다했지만 추가로 발견되는 문제까지 준비 못 한 것은 잘못”이라며 향후 “인사시스템을 재점검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제기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도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인지 깊이 성찰하고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기 바란다. 이 대통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정부 정책에 불안전성이 좀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고 시인했다. 다만 정책 결정 과정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한 대목은 다소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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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검찰개혁’ 의지에 의구심을 표해온 전통 지지층을 향해서는 “사후 조치들을 통해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며 “개혁에 후퇴한다는 의심을 거둬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분명히 강조한 만큼, 이 대통령의 의지를 믿고 차분히 후속 조처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검찰 보완수사권 부재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철저한 견제, 보완 장치로 해소하겠다”며 형사사법체계 전환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도 잊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은 서둘러 국민들이 신뢰할 만한 경찰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를 거치며 증폭된 당내 반목과 지지층 분열에 대해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거듭 말하면서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단합을 부탁했다. 앞으로 이 대통령은 특정 계파를 지지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언행을 자제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도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지지층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행태는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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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회견으로 국민의 신뢰를 단번에 되찾거나 지지율이 크게 반등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회견을 통해 이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두렵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 국민에게 전달됐으리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날의 겸허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정책과제들에서 하나씩 성과를 낸다면 국민들도 다시 마음을 열어줄 것이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을 털어낸 만큼 이제는 민생과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이날 이 대통령은 머리발언에서 “경제 지표는 개선된다는데 내 삶은 왜 바뀌지 않는가, 아니 왜 더 나빠지는가라는 물음에 더 적극적으로 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견 중 후임 정책실장 인선 부분에 답하며 “지금까지는 경제 회복,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했지만, 사회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을 살짝 이동해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 있어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부 정책이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전자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것이 사실이다. 성장이 국민들의 실제 삶을 나아지게 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회복과 성장만큼 민생 개선에 더 집중하겠다”는 이날 발언을 반드시 지켜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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