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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재판소원 6개월, 본안 사건 50%가 절차 위법성 다퉈…‘1호 취소’ 사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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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3월12일 서울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관련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3월12일 서울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관련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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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도입 6개월간 사전 심사 문턱을 넘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20건 가운데 절반(10건)이 ‘재판 절차의 위법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의 잘못된 재판 절차를 공정하게 바로잡아 달라는 청구인들의 주장에 헌재가 ‘이유 있다’며 받아들인 셈이다. 향후 헌재가 어떤 기준을 적용해 ‘1호 재판 취소 사건’을 선정할지 주목된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판결로 기본권을 침해당한 국민이 헌재에 재판 취소를 청구하는 제도다.

■20건 중 10건 ‘절차 위법’

재판소원은 지난 3월12일 시행돼 9월10일까지 2227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전원재판부에 오른 사건은 단 20건이다. 사전심사 통과율은 0.89%로, 심사가 매우 까다롭게 이뤄지고 있다. 헌재법 제68조(청구 사유)는 재판소원 청구 요건을 △법원의 재판이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한 경우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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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0건 가운데 ‘재판 절차가 위법한 경우’에 해당하는 사건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민사재판 당사자의 항소를 법원이 각하한 절차를 문제 삼는 사건이 9건에 달했다. 9건 모두 ‘항소인은 항소 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하고, 기간 내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법원은 항소를 각하해야 한다’는 민사소송법 제402조 조항들에 따라 항소가 각하된 사건들이다. 해당 조항들은 항소이유서 기간을 정해 초기에 쟁점을 확정하고, 그러지 않으면 사건을 각하해 재판 지연을 막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 도입됐다. 청구인들은 법원이 ‘40일 이내’라는 기간 계산을 잘못해 항소이유서가 기한을 넘겨 제출된 것으로 보고 각하한 것은 ‘위법한 절차 진행’이라며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한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일반 재판에서도 위법수집증거 등 절차의 적법성이 판결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절차적 기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판소원 도입 이후 가장 먼저 전원재판부에 오른 ‘녹십자 과징금 사건’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이 문제가 됐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 기각’ 사유가 명확해 대법원이 별도로 심리하지 않고 원심을 확정하는 것을 뜻한다. 녹십자 쪽은 형사재판에서 입찰 담합 혐의로 무죄를 확정받았는데도, 같은 혐의로 부과된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지 않은 행정소송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김진한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법적인 한계가 있는데 그동안 대법원이 스스로 그 한계를 선언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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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헌 소지’ 법률 적용 제동?

재판 내용에 위헌성이 있다고 본 재판소원 사건은 모두 10건이다. 성범죄 무죄판결로 인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주장하는 성범죄 피해자,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촬영하다 건조물침입죄를 선고받은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 형제복지원 피해자 유가족, 한 기업가의 전과를 보도했다가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기자들까지 다양한 청구인이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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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5건은 법원이 위헌 소지가 있는 법률을 적용해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사유로 재판소원 대상에 오른 사건이다. 대표적으로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에게는 압수수색 영장 사본 교부 의무를 명시하지 않은 형사소송법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주민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 옛 지방세특례제한법 적용 판결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헌재가 재판소원으로 이들 판결을 취소하면서 해당 법률의 위헌 결정도 함께 내놓을 수 있다.

법조계에선 재판소원으로 취소되는 ‘1호 사건’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달 7일에는 ‘녹십자 과징금 처분 취소’ 사건, 다음달 21일에는 ‘참고인 압수수색 영장 미교부 사건’ 공개변론이 열린다. 헌재는 급증하는 사건 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헌법연구관 13명을 채용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헌법교과서 속에서 학계의 논의로 남았던 ‘재판청구권’의 개념과 해석 기준 등이 헌재 결정을 통해 의미 있는 법리로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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