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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26

"향후 10년 韓·美에 큰 기회 … 전력기기·조방원·로봇株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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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펴낸 책 'BUY, SELL, HOLD'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금융계 인사의 추천사가 붙었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 등 한국 자본시장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이다. 이들이 한결같이 목 대표에 대해 인정하는 것은 남다른 성실함과 겸손함, 그리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다. 매경플러스가 '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그를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작 목 대표는 '위대한 투자자'라는 표현에 손사래를 쳤다. "제가 위대한 투자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년 넘는 그의 투자 인생을 따라가보면 선후배 투자자들이 그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주식에서 출발해 홍콩·인도·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현장을 누볐고 글로벌 펀드 운용의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자신의 성공보다 실패에 대해 더 오래 이야기한다. "성공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훨씬 많습니다. 오답을 잘 연구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글로벌 경영' 꿈꾼 제천 소년, 세계를 누비는 투자자로

목대균은 1975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다녔다. 어린 시절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당시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었다.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밤에 불을 끄면 산밖에 안 보이는 곳이었죠. 그런데 김우중 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저런 것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뒤 그의 투자 인생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1997년 외환위기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1998년 학교로 돌아오자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주가는 폭락했고 기업들은 무너졌다. 그때 우연히 찾은 곳이 서울대 투자연구회(SMIC)였다. 이곳에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강성부 KCGI 대표 등 훗날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투자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졸업 후인 2002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운용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해외로 나갈 기회가 찾아왔다. "목요일 저녁 상사로부터 홍콩에 가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언제 가느냐고 물었더니 토요일에 바로 가라고 하더군요."

현지에서 받은 첫 지시는 간단했다. "해외 기업을 분석해라." 국내 기업을 분석하던 펀드매니저가 하루아침에 글로벌 기업을 들여다봐야 했다. 정해진 교과서도 없었다. 당시 미래에셋은 템플턴과 피델리티 등 글로벌 운용사 출신 베테랑들을 아시아 현지법인에 영입했다. 목 대표는 이들로부터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 매일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내며 토론했다. 홍콩을 시작으로 인도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 여러 시장을 경험했다. 제천에서 글로벌 경영을 꿈꾸던 소년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업을 분석하는 펀드매니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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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글로벌 1위"…최고라고 생각한 순간 찾아온 실패

목 대표가 관여했던 주요 글로벌 펀드 가운데 인사이트펀드,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 G2이노베이터펀드 등은 2020년 모닝스타에서 5스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자신의 투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간은 이런 성공이 아니다.

그가 꼽은 가장 뼈아픈 실패는 2012년이다. 당시 그는 시장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숏 성격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판단이 맞았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높은 성과를 냈다. "2011년 8월 초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장이 폭락하던 그날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냈습니다. '내가 세계 최고가 됐다'고 생각했죠."

문제는 성공이 확신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시장이 방향을 돌렸는데도 그는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결국 이듬해 큰 손실을 봤고 펀드 자금을 회수당하는 경험까지 했다. 시장을 한 번 정확하게 맞힌 성공이 오히려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믿게 만든 것이다. 이후 그의 투자 철학은 점점 단순해졌다. 목 대표는 실패한 투자를 '오답노트'에 비유한다. 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처럼 투자에서도 왜 판단이 틀렸는지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 "사는 것만 알아선 돈 못 번다"

이런 경험은 그의 투자법을 'BUY, SELL, HOLD'라는 세 단어로 압축했다. "주식을 왜 사는지부터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팔지 고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을 때 무엇으로 버틸지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에서 관심은 대개 '무엇을 살 것인가'에 집중된다. 하지만 목대균에게 매수는 투자의 시작일 뿐이다.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을 때 투자자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내가 이 주식을 왜 샀는가.'

투자 논리가 훼손됐다면 팔아야 한다. 반대로 주가만 하락했을 뿐 처음 투자했던 기업의 펀더멘털과 투자 논리가 살아 있다면 버틸 근거가 생긴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보유기간'이다. 좋은 기업을 찾았더라도 주가가 조금 올랐을 때 너무 빨리 팔아버리면 장기 성장의 과실을 누리지 못한다. 반대로 기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 논리가 유지된다면 단기적인 주가 변동을 견딜 수 있다.

오래 보유하려면 결국 기업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가 홍콩·싱가포르·인도 등에서 직접 생활하며 기업을 분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7년부터는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을 오가며 중국 경제를 공부했다. 재무제표의 숫자를 단순히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든 산업과 사람, 국가의 경쟁력까지 함께 보는 투자법이었다.

2020년 말 미래에셋을 떠난 그는 대학 시절 투자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했던 강성부 KCGI 대표와 KCGI대체투자운용을 설립했다. 이후 2023년부터 KCGI자산운용에서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목대균 대표(왼쪽)가 200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지사 재직 시절 현지 기업탐방을 하는 모습.  본인 제공

목대균 대표(왼쪽)가 200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지사 재직 시절 현지 기업탐방을 하는 모습. 본인 제공

◆ 반도체 넘어 전력기기·조방원·로봇 주목

목 대표는 현 국내 증시에 대해 지난 7월 "극단적인 바닥을 확인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금리를 꼽았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강한 업황과 중국의 추격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 수요까지 끌어올리면서 메모리 시장은 공급 부족 국면에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등 고성능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범용 D램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그가 더 경계하는 것은 중국 업체의 당장의 기술 추월보다는 다음 하강 사이클에서 나타날 가격 경쟁이다. "지금은 공급 부족 때문에 중국의 증설이 한국 업체의 가격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닙니다. 문제는 공급이 정상화된 이후입니다. 중국 업체가 호황기에 확보한 점유율과 생산능력을 다음 불황까지 유지한다면 한국 업체의 마진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외에는 반도체 장비, 전력기기, 조방원(조선·방산·원전), 그리고 피지컬 AI와 로봇에 관심을 두고 있다. AI 투자 확대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발전설비와 송배전망이 필요하다. 조선·방산·원전 역시 지정학적 변화와 공급망 재편, 에너지안보 강화라는 장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목 대표가 향후 10년 가장 큰 투자 기회가 있는 국가로 꼽은 곳은 미국과 한국이다. 미국은 AI와 반도체, 우주, 바이오 등 산업의 변화를 이끌 혁신기업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나타낸다. 반도체·조선·방산·원전·전력기기 등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은 강점이다. 반면 산업구조가 메모리반도체와 제조업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은 개선할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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