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드레일 4분의 1, 안전기준 못 미친 ‘구형’…교체 완료는 2035년
힌 쏘렌토 차량이 고속도로를 운전하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과 충돌한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전국 고속도로 가드레일의 4분의 1이 14년 전 강화된 안전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 계획대로라면 교체는 2035년에야 끝날 예정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6일 도로공사에서 받은 ‘전국 고속도로 가드레일 설치 및 관리 현황’을 보면, 고속도로 가드레일 4836㎞ 가운데 1187㎞(24.6%)가 개정 전 안전기준으로 설치된 구형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는 2010년 인천대교에서 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해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사고 이후 2012년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고쳤다. 시속 110㎞ 이상 구간에 더 강한 충돌을 견디는 안전등급을 신설하고, 충돌시험에 흙을 쌓아 만든 경사면(성토부)의 지반 조건도 반영하도록 했다. 경사면은 평지보다 기둥을 받치는 힘이 약해 충돌 때 차량이 도로 밖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개정 전 기준이 적용된 가드레일은 2847㎞였다. 도로공사는 2013년부터 이 중 1660㎞를 교체함에 따라 1187㎞가 남아 있다.
노선별 구형 비율은 울산선이 100%(13㎞)로 가장 높았다. 울산선에 있는 모든 가드레인은 다 구형이었다.
고창담양선 77.5%(31㎞), 대구포항선 74.6%(47㎞), 서해안선 71.7%(314㎞), 대전남부순환선 65.0%(13㎞)가 뒤를 이었다. 중부선(147㎞), 중부내륙선(114㎞), 경부선(102㎞) 등 주요 간선에도 구형 가드레일이 많이 남아 있다.
2022년부터 지난 9월까지 가드레일 관련 사고는 20건으로,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차량이 가드레일 등 시설물에 부딪히거나 뚫고 나간 ‘차-시설’ 사고가 16건(80%)이었다. 원인은 졸음운전·과속 각 6건, 주시태만 3건, 기타(차량결함 등) 5건이다.
같은 기간(2022~2026년 9월) 가드레일 교체와 신규 설치에 투입된 예산은 총 484억원으로 연평균 97억원이었다. 교체·신설 연장은 연평균 55㎞에 그쳤다.
도로공사는 구형 가드레일이 건살 당시 안전기준에 맞춰 설치되었고, 경과규정상 의무 교체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황 의원은 “한국도로공사는 가드레일 설치 당시 기준을 준수했고 법적 의무 교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체를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며 “고속도로 가드레일은 최후의 안전장치인 만큼, 기준 미달 가드레일에 대한 전수 점검을 실시하고 교체 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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