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고원의 수소와 수나귀, 짝 두고도 서로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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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고원 지대에서 수소와 수컷 당나귀 사이에 성행동을 동반한 독특한 유대관계가 포착됐다. 두 수컷은 무리 안에 같은 종의 이성 개체가 있었는데도 꾸준히 서로를 선택했다.
엘리자베타 팔라지 이탈리아 피사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진은 지난 3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 데브레 리바노스의 목초지에서 수소와 수탕나귀 사이의 올라타기 행동(마운팅)을 51차례 관찰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2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에티오피아 고산지대에만 사는 겔라다개코원숭이를 연구하러 현장에 나갔다가 두 동물의 상호작용을 우연히 목격했다. 수소가 수탕나귀 엉덩이에 올라탔는데, 당나귀는 피하거나 뒷발질하지 않았고 어떤 방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연구진은 두 동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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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지 교수는 “수소 아킬레와 수탕나귀 파트로클로 사이의 성적 상호작용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었다”며 “우리 관심을 끈 것은 이런 상호작용이 두 개체 사이의 매우 선택적이고 일관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라고 학술출판사 ‘셀 프레스’에 말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수소를 ‘아킬레’(Achille), 수탕나귀는 ‘파트로클로’(Patroclo)로 지칭했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스’의 영웅 ‘아킬레우스’와 그의 전우이나 평생의 벗 ‘파트로클로스’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3월6일부터 19일까지 두 동물의 상호작용을 모두 기록했다. 그 결과, 약 2주간 51차례의 올라타기 행동이 관찰됐고, 그 가운데 34차례는 실제 삽입이 동반됐다. 이 과정에서 파트로클로는 아킬레에게 자주 엉덩이를 내밀고 그를 살짝 깨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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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공동저자인 안드레 다 쿠르즈 피사대 박사과정생은 “두 동물은 반복적으로 서로 가까이 머물기를 선택했고, 거듭된 올라타기와 함께 핥기, 몸과 코 비비기 등 다양한 친화 행동을 보였다”며 “중요한 것은 두 동물 모두 동종 개체나 이성 개체 등 다른 잠재적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두 동물은 주인이 달라 낮 동안 목초지에 방목될 때만 만날 수 있었지만, 사회적·성적 상호작용 대부분을 서로에게 집중했다. 어느 쪽도 상대의 접근을 거부하지 않았다. 반면 아킬레가 다른 수탕나귀에게 올라탄 두 차례에는 상대 당나귀가 귀를 납작하게 젖히는 등 뚜렷한 회피 행동과 위협 표정을 보였고, 파트로클로는 다른 수소가 두 차례 곁에 다가오자 쫓아가 옆구리를 물며 내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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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관찰 결과가 성적 행동의 복잡한 사회적 특성으로 이해하는데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팔라지 교수는 “우리에게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이런 상호작용의 밑에 어떤 메커니즘이 존재하며,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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