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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8, 2026

건포도처럼 쪼그라드는 달…4억 년간 반지름 45m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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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식으면서 반지름이 최근 4억~8억년 동안 약 45m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나사 제공
달이 식으면서 반지름이 최근 4억~8억년 동안 약 45m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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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반지름이 최근 4억~8억년 동안 약 45m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약 0.1㎛(1㎛는 1000분의 1㎜)꼴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에 해당한다. 달 내부가 식으면서 서서히 쪼그라든 결과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중심이 된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달정찰궤도선(LRO)이 17년간 보내온 수백만장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달의 수축 속도를 알아내 국제학술지 ‘행성과학 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발표했다.

수축 속도가 일정했다고 가정하면 100만년에 6~11㎝씩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구의 지각판이 움직이는 평균 속도(연 1.5㎝)와 비교하면 15만분의 1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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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식으면서 수축하고 있다는 연구는 이전에도 여럿 나왔으나, 이번 연구는 역대 가장 방대한 자료를 통해 정밀한 추정치를 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달정찰궤도선 카메라(LROC)로 관측한 달 표면의 엽상 단층애. 나사 제공
달정찰궤도선 카메라(LROC)로 관측한 달 표면의 엽상 단층애. 나사 제공

연구진은 달의 고지대와 바다(검게 보이는 평원) 곳곳에서 수축의 흔적인 단층 지형 1만개 이상을 찾아 지도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지각이 활처럼 휜 계단 모양 절벽처럼 솟은 ‘엽상 단층애’와 작은 능선 형태의 '바다 능선'이다. 모두 한쪽 지각이 다른 쪽 위로 올라타는 '역단층'이 지표에 남긴 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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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쪼그라드는 방식은 건포도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속살이 줄어들면 껍질이 쭈글쭈글해지듯, 달 내부가 식어 부피가 줄자 딱딱한 겉껍질이 접히고 갈라진 것이다.

중심 핵과 맨틀, 지각으로 이뤄진 달의 단면 구조와 지각 수축에 따른 지각 변동 메커니즘을 묘사한 그림. 달 내부가 냉각되면서 달이 수축할 때, 표면 껍질이 압력을 받아 발생하는 역단층과 단층면을 따라 지각이 이동하는 방향을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했다.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제공
중심 핵과 맨틀, 지각으로 이뤄진 달의 단면 구조와 지각 수축에 따른 지각 변동 메커니즘을 묘사한 그림. 달 내부가 냉각되면서 달이 수축할 때, 표면 껍질이 압력을 받아 발생하는 역단층과 단층면을 따라 지각이 이동하는 방향을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했다.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제공

달 구조는 지구와 어떻게 다를까

달은 지구와 구조가 다르다. 지구 표면은 15개 이상의 판이 모자이크 조각처럼 맞물려 있는 반면 달은 하나의 판이 전체를 덮고 있다. 따라서 수축으로 생기는 압력이 판 경계가 아닌 달 전역에 고루 분산돼 나타난다. 이는 달에선 지진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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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두꺼운 지각을 가진 지역이 상대적으로 단층이 적었다. 연구진은 달의 초기에 두껍고 다공성인 지각이 내부의 열을 가두는 단열재 역할을 한 덕분에, 본격적인 냉각과 수축은 달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야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토머스 와터스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연구원은 “사진에서 드러난 젊은 단층의 수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며 “달 내부가 계속 식고 수축하는 만큼 기존 단층이 자라고 새 단층이 생기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 표면의 단층을 나타낸 지도. 붉은색 선은 8900개 이상의 엽상 단층애를, 푸른색 선은 2000개 이상의 작은 바다 능선을 보여준다. 나사 제공
달 표면의 단층을 나타낸 지도. 붉은색 선은 8900개 이상의 엽상 단층애를, 푸른색 선은 2000개 이상의 작은 바다 능선을 보여준다. 나사 제공

수성·화성도 수축…지구는 불분명

그러나 달의 수축은 수성과 비교하면 미미하다. 반지름이 2440km로 달의 1.4배인 수성은 훨씬 크게 쪼그라들었다.

일본 홋카이도대와 도쿄대, 독일항공우주센터(DLR) 공동 연구진은 수성 표면의 '거칠기'를 새로 분석한 결과, 수성의 반지름은 처음보다 최소 6.9km, 최대 11.6km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서신(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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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만 단순 비교하면 수성의 반지름 수축량은 150∼260배에 이른다. 다만 달의 45m는 최근 수억년의 값이고 수성은 45억년전 탄생 이후 누적된 총량이어서 직접 견주기는 어렵다. 수축량이 클수록 수성의 금속 핵이 더 크거나 가벼운 원소가 덜 섞였거나 초기 온도가 더 높았을 가능성이 커, 수성에서 수축량은 행성 내부를 들여다보는 단서로도 쓰인다. 올해 11월 유럽과 일본 공동의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가 수성 궤도에 도착해 정밀한 관측을 시작하면 수치가 더 정교해질 수 있다.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의 달궤도정찰선(LRO) 상상도. 나사 제공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의 달궤도정찰선(LRO) 상상도. 나사 제공

화성에서도 달과 수성에서 보이는 엽상 단층애와 주름 능선 같은 압축 지형이 관찰된다. 2011년 독일의 한 연구팀은 이런 지형을 모두 합쳐 화성의 반지름이 최대 약 3.8㎞ 줄었다고 추정했다. 다만 실제 수축량과 원인을 두고는 논쟁이 있다.

그렇다면 지구도 수축하고 있을까?

지구도 내부가 식고 있으므로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달과 달리 지구에선 맨틀 대류와 판 운동을 통해 지각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물과 대기 움직임까지 가세하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지진과 화산 활동 같은 지각 변동은 산을 더 높이 솟아오르게 하고, 침식과 산사태는 산을 깎아내린다. 또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기후 현상은 지구의 바다, 대기, 육지에 걸쳐 막대한 양의 물을 재분배한다. 2011년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연구에선 유의미한 수축이나 팽창이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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