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심 비상발전기 매연 엄청”…데이터센터 늘며 ‘원전 29기’ 규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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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발전기를 켜면 1층 테니스장 쪽까지 매연이 엄청나게 나옵니다. 어디에 민원을 넣어야 하나요?”
수도권 한 아파트 주민이 최근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정전이나 화재 등 외부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 쓰는 ‘비상용 발전기’의 오염물질을 우려한 것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건립이 늘면서 이런 비상발전기가 급격히 늘어나 전국적으로 41기가와트(GW)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원전 29기 규모지만, 비상용이란 이유로 오염물질 배출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최근엔 전기요금을 아끼려 수시 발전하는 경우도 생기면서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받은 ‘자가용 전기설비 목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이달 기준 전국 비상발전기(발전용 내연기관)는 11만2392대, 설비 용량은 40.96GW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11.17GW(27.3%), 서울 7.88GW(19.2%) 순으로 수도권에 전체의 절반 이상(52.3%)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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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용 발전기의 설비 규모는 최근 빠르게 커진다. 2016년 말 26.88GW였던 누적 설비량은 10년 만에 약 14.1GW(원전 10기 규모) 늘었다. 이런 증가세는 데이터센터가 이끄는데, 신규 설치 용량 중 데이터센터·아이티(IT)·반도체 계열 비중이 2016년 1.9%에서 올해 9월 35.6%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에는 데이터센터 계열 신규 설치 용량(127메가와트·㎿)이 공동주택(89.8㎿)을 처음 추월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소송전으로 번진 서울 금천구에는 비상발전기가 0.49GW 규모(586대)로 설치됐다. 이 가운데 78%(0.38GW)는 가산동 일대에 집중됐는데, 대부분(74%)이 2020년 이후 설치됐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엔 가산랜드마크데이터센터(31.2㎿), 가산아이윌 1·2단계(48.0㎿), 케이스퀘어 데이터센터 1·2단계(48.0㎿)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들이 신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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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발전기는 대부분 경유 발전기로,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 특히 데이터센터처럼 발전기가 몰린 경우, 가동 시 주변 대기 질을 악화시킨다. 2016년 국제학술지 ‘대기 및 폐기물 관리 협회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미국 휴스턴의 10㎿ 규모 데이터센터가 비상발전기를 2시간 가동한 모의실험 결과, 2㎞ 이내 이산화질소 농도가 10~50ppb(10억분의 1) 높아지고, 발전기 인근 수백m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당 1~5마이크로그램(㎍) 늘었다. 아동이나 노약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보건기구 권고를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엔 비상발전기로 전기요금을 아끼는 사업도 등장했다. 한 전력 컨설팅 업체는 ‘잠자는 비상발전기가 돈이 된다’며, 전력 사용이 집중된 시간에 비상발전기를 돌려 한전에서 공급받는 최대수요전력을 낮추는 방법으로 기본요금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는 발전기를 수시 운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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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상발전기는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상 120킬로와트(㎾) 이상 발전용 내연기관은 설치 신고와 배출 허용 기준 등을 적용받지만, 비상용은 예외다. 또 연간 운전시간 등 기준이 없는데다, 가동시간을 확인하는 절차도 없다. 이 때문에 전국 41GW 규모의 비상발전기가 비상 상황에만 가동되는지, 실제 매일 몇 시간씩 가동되는지, 그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 길이 없다.
금천구 주민 ㄱ씨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전자파 등 다른 우려도 큰데, 비상발전기가 언제 얼마나 가동되는지, 매연이 어느 정도 배출되는지 주민 입장에서는 알기 어려워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상용 발전기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제대로 된 관리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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