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진 이주노동자 “노조 가입했다고 재개약 거부…차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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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에서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가 곤돌라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사망하고, 자동차부품기업 일강에서 금속노조에 가입한 일부 이주노동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가운데, 이주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공동행동대회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금속노조와 이주노조, 이주인권노동시민단체 등은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차별을 시정하고 발표가 연기된 정부의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노동권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다야라이 이주노조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온 지 40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사업주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거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라며 “현재 한국의 이주노동 관련 법·제도가 사업주에게 모든 권한을 주고 있어 이주노동자가 극단적으로 종속돼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지난해부터 ‘외국인력 통합지원 티에프’를 만들어서 제도개선을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인권과 노동권 보장 중심의 이주노동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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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계속되면서 이들의 노조 결성 및 가입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200여명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한 건 상징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부터 직고용한 ‘E-7-3’(일반기능인력)비자 이주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변경하면서 기본급을 약 204만원에서 187만원 수준으로 삭감했고, 인사평가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며 저성과자는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주노동자의 성과급은 원청 정규직의 3분의1, 하청업체 한국 노동자의 절반 수준이었는데, ‘쉬운 해고’가 가능한 더 열악한 조건의 근로계약서를 제시한 것이다. 오세일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잔업·특근을 시키지 않거나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출신의 차리타는 이날 공동대회에 참석해 “한국의 노동법은 국적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같은 노동을 해도 차별을 겪고 있다”며 “근로계약서에서 약속받은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땅히 보장돼야 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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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곤돌라 작업 도중 기계에 끼어 숨진 사건도 이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보여준다. 금속노조는 “해당 작업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위험표시나 대체 방법 등이 부착돼 있어야 하지만 그런 표지는 없었다”며 “중대재해 발생 이후에도 위험한 노동조건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부품기업 일강은 지난해부터 전북 김제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조합원 13명에게 금속노조 가입을 이유로 비자 연장과 재계약을 거부해 사실상 부당해고했다. 일강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한편, 인사평가 기준을 임의로 변경해 계약갱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는 지난 11일부터 일강 김제공장 로비에서 이에 항의하며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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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강지회 조합원인 방글라데시 출신 알리는 “왜 재계약이 되지 않는지 평가 기준과 결과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보안’이라며 거부하고 있다”며 “유독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주노동자에게만 비자 연장·재계약 거부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노조 탄압이자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이주노조와 이주노동인권 시민단체 등은 이날 발언이 끝난 뒤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다음달 13일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의 이원화된 정책 구조 안에서 법무부의 비자 정책으로 인해 위험의 이주화, 미등록 이주노동자 양산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비자 제도 개선과 이주노동자 노동권 확보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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