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도 폭력예방교육 ‘부진’…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8472건
국가인권위원회. 한수빈 기자
지난해 공공부문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8472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보다 64% 이상 증가했다. 공공기관의 폭력예방교육 실시율은 3년 연속 99.9%를 기록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체육회 등 181개 기관은 교육 실적 등이 기준에 미달해 폭력예방교육 부진기관으로 분류됐다.
성평등가족부는 22일 차관회의에서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등 1만830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도 공공기관 폭력예방교육 실적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를 보면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2023년 5154건에서 2024년 8296건, 지난해 8472건으로 2년 새 64.4% 증가했다. 이는 기관이 사건 발생 사실을 인지해 성평등부에 재발방지대책을 제출해야 하는 사건을 집계한 수치다. 특히 학교 등에서 발생한 사건은 같은 기간 2384건에서 4798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전체 사건에서 학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56.6%에 달했다.
공공기관의 폭력예방교육 실시율은 지난해 99.9%로 3년 연속 같은 수준이었다. 교육 대상별 참여율은 기관장 99.8%, 고위직 95.5%, 종사자 94.6%, 학생 90.6%로 집계됐다. 대학생 참여율은 전년보다 2.4%포인트 오른 61.1%로 처음 60%를 넘어섰지만, 다른 교육 대상보다는 낮았다.
부진기관은 181곳으로 전년 195곳보다 14곳 줄었다. 각급 학교 60곳(대학 54곳), 지방자치단체 56곳, 공직유관단체 54곳, 국가기관 11곳이었다.
부진기관 명단에는 인권 보호를 담당하는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국가유산청, 대한체육회, 경희대, 부산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교육 참여율이 기준에 못 미치거나 고위직 대상 별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 성희롱 고충상담창구 등 방지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등이 부진 판정 사유에 해당한다.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기관장 명단 공표 대상은 강원 인제군의회와 부산 사상구의회 등 2곳이었다. 성평등부는 부진기관 명단을 공표하고 관리자 특별교육 이수와 개선계획서 제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성희롱·성폭력 사건 발생기관의 재발방지대책 제출률은 100%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8472건 가운데 1267건(15.0%)은 법정 제출 기한인 3개월을 넘겼다.
성평등부는 앞으로 교육 이수율 중심의 관리에서 벗어나 성평등·인권 의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앞으로도 교육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성평등과 인권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폭력예방교육이 피해자 보호와 안전한 조직문화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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