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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8, 2026

전자발찌로 못 막은 ‘관계성 범죄’…“도주 우려 아닌 ‘재범 위험성’ 기준 구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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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김아무개씨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김아무개씨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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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정폭력 수사 중 장모 살인(11일), 제주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뒤 살인(12일), 전북 전주 가정폭력·주거침입 신고 뒤 살인(13일), 충남 아산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뒤 살인(13일).

반복적인 폭행과 스토킹 신고에도 경찰이 위험성을 포착하지 못해 막지 못한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이나 격리 기준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일부 제도 개선만으로 보복·반복성을 특징으로 하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를 지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표면적인 피해자 진술을 넘어 객관적인 위험도를 평가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선 도주 우려가 아닌 재범 위험성을 중심으로 구속·격리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처벌 불원’ 아닌 객관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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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찰 등 설명을 들어보면, 충남 아산의 한 도로에 세워진 차량 조수석에서 지난 13일 새벽 50대 여성 ㄱ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운전석에 함께 쓰러져 있던 60대 남성 ㄴ씨를 가해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ㄱ씨는 지난 1월 ㄴ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사안이 경미’하다고 보고 현장에서 종결했다. 6월 이어진 교제폭력 신고 때도 경찰은 ㄱ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송치했다.

전문가들은 신고 당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거나 폭력 상황이 일시적으로 진정되더라도, 가해자의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가 외려 더 큰 위험을 드러내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피해자가 사건 접수나 안전 조치를 거절한다면, 이를 외부 개입이 알려지면 가해자가 바로 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위험 수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우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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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위험성 판단을 위해선 축적된 자료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경찰행정학)는 “범죄분석관 등 전문성 있는 사람이 축적된 데이터 도움을 받아서 판단해야 한다”며 “판단을 내리는 사람과 (후속 조처 등을) 시행하는 경찰을 분리해, 시행 부담에 따른 현장 경찰의 소극적인 위험성 판단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 도주 우려 아닌 ‘재범 위험성’ 기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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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성 범죄는 경찰 신고 등에 대한 보복 심리로 외려 수사 중 강력범죄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유치장 수감, 현행범 체포, 구속 등 ‘가해자 격리’의 필요성을 일반 범죄와 다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다. 법원은 통상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를 기준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데, 관계성 범죄의 핵심은 ‘재범 우려’다.

실제 살인으로 까지 이어진 최근 관계성 범죄 상당수는 반복 범행 양상을 보였다. 전주에서 벌어진 배우자 살인 사건의 경우 무려 8차례나 절도, 가정폭력, 주거침입, 협박, 스토킹 등 신고가 이어졌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일반 범죄들처럼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만을 구속 사유로 보면 친밀 관계 범죄의 특수성을 놓치게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재범 가능성과 위험성이다. 신고 이력이나 임시조치 위반 이력 등을 유기적으로 참작해야 한다”고 했다.

■ 스마트워치 지급보다 중요한 것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이달 12일까지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받고도 살해당한 피해자는 17명, 살인미수 피해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스마트워치는 경찰의 대표적인 피해자 보호 수단이지만 버튼을 눌러 경찰에 신고하는 정도의 기능 뿐이다. 이윤호 명예교수는 “스마트워치 지급은 국가의 직무유기”라며 “피해자에게 알아서 피하라고 할 게 아니라 가해자가 다가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교수(경찰행정학)는 “고위험 가해자에게는 안심 위치 추적기를 달아 이상 행동이 포착되면 경찰이 바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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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잠정)조치 위반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가정폭력 피의자의 임시조치 위반에 대한 처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경찰 단계에서 시급하게 이뤄지는 긴급임시조치의 경우 위반해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뿐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지키지 않았을 때 반드시 처벌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책 또한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김중곤 기자 kgony@hani.co.kr 김지윤 기자 june2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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