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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5, 2026

‘비혼여성 난임시술 거부’ 산부인과 학회 지침에 “의료법 위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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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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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을 이유로 시험관 시술 등 비혼 여성의 보조생식술을 거부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법 위반’ 가능성이 있단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국가인원위원회가 지난 2022년 ‘비혼 여성의 시험관 시술을 제한하는 학회 윤리지침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그해 9월 ‘불수용’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최근 한겨레의 질의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 윤리지침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해볼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관련 법률 개정과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입법조사처는 15일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의 법적 구속력에 대해 묻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의료기관이 비혼 여성의 보조생식술 요청을 거부할 경우, 그 적법성은 학회 지침의 존재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답하며, 의료법 15조를 언급했다. 의료법 15조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학회 윤리지침은 법률혼·사실혼 부부에게만 보조생식술을 실시하도록 돼 있다. 지침의 근거가 되는 것은 ‘난임’을 규정한 모자보건법이다. 보조생식술은 모자보건법에서 난임시술의 일종으로 언급된다. 법에서 ‘난임’은 ‘부부(사실혼 포함)가 피임을 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부부간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아니하는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보조생식술은 난임시술의 일종이고, 난임의 주체는 부부이기 때문에 비혼 여성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지침에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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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윤리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이에 따라 시술 여부를 결정하고 있어 영향력이 상당하다. 보조생식술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병원 윤리위원회가 이 지침을 참고하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 조사 결과, 국내 의료기관에서 배우자가 없는 여성에게 기증 정자를 제공하고, 체외수정까지 시행한 곳은 한 곳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입법조사처는 “학회 윤리지침은 의료 현장에서 사실상 강한 제한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의료기관이 지침을 병원 윤리위원회 기준, 표준진료지침, 내부 운영규정 또는 소속 의료인의 업무지침으로 채택한 경우, 해당 기관과 소속 의료인 사이에서는 내부적 준수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 경우에도 그 효력은 학회 회원관계, 고용관계 또는 의료기관 내부 규정에서 발생할 뿐, 비혼 여성에게 대항할 수 있는 법률상 시술 금지나 국가법상 진료거부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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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학회는 최근에도 법률 개정과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이재관 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윤리지침 개정’에 대한 한겨레의 질의에 “제3자 생식세포 기증에 따른 법적 친자관계와 출생아의 권리 보호, 동성 커플의 보조생식술 허용 등은 여전히 사회적 논의와 법적·제도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2022년 이후 비혼 출산과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 윤리지침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해볼 수 있지만,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출생아의 권리 및 복지, 관련 법적·제도적 쟁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2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비혼 여성의 시험관 시술을 제한하는 학회 윤리지침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해 7월에 보건복지부도 비혼자의 체외수정 시술은 위법사항이 아니라는 해석을 학회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산부인과학회는 그해 9월 “제3자의 생식능력을 이용하여 보조생식술로 출산하는 것은 정자 기증자 및 출생아의 권리 보호를 포함하여 논의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관련 법률의 개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인권위 권고에 대한 불수용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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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남 의원은 “현행법상 비혼 여성의 보조생식술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는데도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자체 윤리지침에 따라 사실상 시술이 제한되고 있다”며 “비혼 여성의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에 대한 국민적 동의도 61.7%에 달하고,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도 관련 과제가 포함된 만큼 보건복지부가 현행법에 따른 시술 가능 여부와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고, 비혼 여성의 보조생식술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의료기관에 법률 해석을 제시하며 보조생식술을 요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관련 법을 명확히 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김주현 변호사는 “현실에서 의료진에게 ‘거부하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시술을 해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개별 병원에서는 법 자체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우리 병원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모자보건법 상의 난임 규정을 확대해 비혼 여성도 포함할 수 있도록 하면 법적인 불명확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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