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극화 완화’ 예산 보강하되, ‘새는 돈’ 없게 철저 심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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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2일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한다. 이번 예산안 심사는 반도체 초호황으로 거시경제 지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정작 그 온기가 국민에게 골고루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여야는 양극화 완화를 위한 재원 배분을 더 늘리는 한편,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12.8%(93조원) 늘어난 820조9천억원이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역대 최대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제고와 양극화 완화를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의 큰 틀을 유지하되 양극화 완화 예산을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이 천명한 일자리·주거·서민금융 등 3대 사회정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교육·교통 인프라, 재난 대응과 안전대책이 증액 대상이다. 국민의힘도 일자리, 취약계층, 돌봄, 청년 등 국민 삶과 직결된 예산은 늘리겠다고 했다. 여야가 양극화 완화 예산 확충에 공감대를 이룬 점은 다행스럽다.
올해 우리 경제는 3%대 후반 성장이 예상되지만 소비 지표는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쏠리고 가계의 소비 여력과 고용이 부진한 탓이 크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확보한 재정을 일자리 확충과 공공임대주택 확대, 취약계층 지원 등에 더 적극적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여야가 정부와 함께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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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신설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은 국회가 특히 깊이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를 한꺼번에 쓰지 않고 45조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등 미래 투자에, 나머지 대부분인 104조원은 재정 안정화를 위한 여유 자금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큰 방향은 수긍할 수 있지만 세부 운용으로 들어가면 짚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금 재원인 추가세수가 2027~28년에 집중되는 일시적 재원이며 2029년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금 사업비의 절반 가까이(46.7%, 약 21조원)는 한번 편성하면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지출이다. 재원은 곧 끊기는데 지출은 굳어지는 구조다. 예정처는 또 국외 유사 기금과 달리 구체적인 적립·인출 원칙과 사업계정 전출 통제 기준이 없고, 기금이 일반 재정사업까지 직접 수행한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국회는 기금의 적립·인출 원칙을 법에 명확히 하고, 반복 지출이 예상되는 사업은 안정적 재원으로 옮기도록 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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