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 대응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접경 주민 “바깥 나오지 말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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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면 여기 지역 사람들은 바깥에 아예 나오지 말란 소리지.”
4일 오전 10시 인천 강화군 당산리에서 만난 이환기(78)씨는 작년 한국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대북·대남 방송을 틀었던 때를 기억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당시 대남 방송 소리를 막기 위해 창과 문에 여러 겹의 에어캡을 설치하기도 했다. 현재는 창을 이중창으로 바꿔 흔적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당시 상황은 이씨 기억 속에 선명하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 일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목소리가 나온다. 대북 방송을 재개할 경우 북한의 대남 방송 재개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씨는 “방송에서 그런 주장이 있다는 것을 듣고 있다”며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대응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이제 집에 (이중창이 있어) 소리는 크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밖에서 농사도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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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리는 한강 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 보는 최접경 지역이다. 당산리와 북한 사이 한강 하구 폭은 좁게는 약 1.7㎞에 불과할 정도다. 북한군이 전술도로 등을 만들면서 발생하는 폭발음이 당산리 주민들에게 들릴 정도다. 그렇다 보니 2024년 7월부터 약 1년 동안 지속된 북한의 대남 방송으로 이곳 주민들은 큰 피해를 받았다. 당산리 주민 이아무개(73)씨도 그중 하나다. 이씨 집은 북한으로부터 약 3㎞ 떨어진 곳에 있다. 실내에 있을 때는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이씨 밭이 한강 하구 가까운 곳에 있어 밭일할 때는 북한의 대남 방송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씨는 “정말 심한 경우 밭일을 할 때는 휴대전화 통화도 못 했다”며 “지금은 서로 대북·대남 방송을 하지 않아 조용해서 괜찮은데 또 방송한다면 밭일이 문제”라고 했다.
당산리 주민 대부분은 당시 대남 방송 피해로 강화군이 지원하는 방음창·방음문 등 방음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 이 사업을 신청하지 않은 주민들의 근심은 더욱 크다. 70대 여아무개씨의 집은 조립식 패널로 지어졌다. 여씨는 “남편이 우리 집은 어차피 조립식 패널로 지었기 때문에 방음창·방음문을 설치해도 대남 방송이 다 들린다고 하더라”며 “아예 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도 “집을 일부 증축했는데 증축한 곳에 방음창을 설치하려고 (방음창 지원 사업을) 신청했는데 증축 공간에는 설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포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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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화군은 대남 소음방송 피해지원금을 신청한 주민 3215명 가운데 지원 대상으로 확정된 3078명에게 피해지원금을 지급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제2종 소음지역인 70~79㏈a(데시벨에이) 구간 주민이 181명으로 집계됐다. 이 소음 정도는 옆에서 큰 소리로 계속 말하거나 시끄러운 도로변에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3종 소음지역인 60~69㏈a 구간 주민은 2897명이었다. 제1종 소음지역(80㏈a 이상)에 사는 주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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