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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청년 여론 의식해 조세원칙 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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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의 시세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의 시세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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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7년 1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를 네번째 유예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표면적으로 해외 거래정보를 확보할 과세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청년층 여론 악화를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부터 법이 시행될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첫 과세가 23대 총선(2028년 4월12일 예정) 직후인 2028년 5월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과세 의지를 밝혔던 정부가 또다시 후퇴하면서, 조세 원칙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스스로 허문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더불어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열어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또 유예 결정이 내려진다면, 2020년 최초 입법 이후 4차례나 약속했던 시행이 미뤄지는 셈이다.

정부는 앞선 3차례와 마찬가지로 ‘과세 인프라 미비’를 유예 근거로 삼았다. 2029년에 미국이 국제 기준인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카프)에 참여하는데, 이전에 과세를 시행할 경우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 파악에 한계가 생겨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과세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2020년 입법을 마무리한 정부가 아직까지 인프라 탓을 한다는 점에서 준비 소홀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더구나 같은 상황에서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주요국들은 이미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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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불과 한달 전까지 과세 시행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가상자산 과세로 인한 청년층 부담 우려가 나오자 “청년층 90%는 가상자산을 500만원 미만 보유하고 있다. 250만원을 기본 공제하면 세 부담이 거의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취지였다. 그러나 지난 20일 재경부는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면서 ‘가상자산 과세 반대론’에 대해 의견 청취에 나섰다. 업계 여론 등을 빌미로 유예론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까닭이었다.

결과적으로 과세 유예로의 급선회의 배경에는 ‘정무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 안팎에서는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인 청년층 민심을 고려했으리란 추측이 많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전화 면접 조사), 긍정평가는 40%로 전주보다 1%포인트 올랐지만, 20~30대에서 긍정평가는 하락했다. 30대 지지율은 전주보다 10%포인트 떨어진 22%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20대 역시 7%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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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술적인 이유로 과세를 미루기보다는 제도를 보완해 나가면 되는 것이지, 모든 여건이 100% 갖춰져야 과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과세 유예는)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청년들만 우대하는 셈이어서 과세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길용원 광운대 연구교수는 “선진국에서도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지만 가상자산 과세를 하며 정비해 가고 있다”며 “가상자산은 심지어 실물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기능도 없는데, 과세를 유예하는 것은 조세 평등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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