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바다인데 동해만 수십배 비싸”…상의, 지역 규제 75건 건의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같은 바다를 쓰는데도 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해상풍력 사용료가 수십배 차이 나는 등 현장과 맞지 않는 규제를 고쳐 달라는 지역기업들의 건의가 쏟아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역기업들이 제기한 규제합리화 과제 75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충남북부·화성·울산·여수·대전 등 5개 지역상공회의소에서 연 규제간담회에서 나온 과제들이다.
대표 사례는 해상풍력 발전시설의 공유수면 점·사용료다. 현재 점·사용료는 해당 공유수면과 가장 가까운 토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정한다. 이 때문에 섬이 많은 서해·남해안에는 섬의 낮은 땅값이, 섬이 드문 동해안에는 육지의 높은 땅값이 적용될 수 있다. 울산 기업들은 “섬 유무에 따라 수십배 이상 사용료 차이가 난다”며 해상풍력 특성과 바다의 이용가치를 반영한 별도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안전관리자 겸임 허용을 건의했다. 위험물 탱크와 고압가스 설비, 보일러 등은 적용되는 법이 달라 시설마다 안전관리자와 대리자를 따로 둬야 한다. 한 공장장은 “자격증을 5~6개씩 가진 직원을 뽑아도 겸임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2023년부터 한시적으로 늘린 외국인 일반기능인력(E-7-3) 고용허용 비율을 당분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우자 취업범위를 넓혀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른 공장 간이창고 자재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건축법 시행령상 간이창고는 천막이나 합성수지로 지어야 한다. 강판은 조례로 허용한 지역에서만 쓸 수 있다. 충남의 한 기업은 “천막은 3~4년마다 바꿔야 하는데 500평(약 1650㎡)을 교체하는 데 1억원 이상 든다”고 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여러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제도를 고치고, 지역별로 현장에 맞게 풀어가는 규제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4분기에도 목포·광주상의에서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건의 과제 가운데 안전규제와 노조법 개정 관련 사안이 상당수를 차지해 기업 중심적인 시각에서 나온 안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75건 중 산업안전 분야가 18건, 인력·노동 분야가 21건이다. 대체근로 제한과 의제별 교섭의무 범위, 원·하청 간 근로시간면제 적용기준 등 노조법 개정과 맞닿은 과제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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