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 60여마리 관찰···‘집단 암 발병’ 겪은 익산 장점마을의 변화
물가에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원앙 무리.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60여마리가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지 일대에서 관찰됐다. 익산시 제공
비료공장 유해물질 배출로 주민 집단 암 피해를 겪은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60여마리가 관찰됐다. 환경오염 피해 복구와 생태 복원사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야생동물의 출현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익산시에 따르면 최근 함라면 장점지 일대에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60여마리가 무리를 이룬 모습이 확인됐다. 원앙이 관찰된 곳은 익산시가 장점지 일대의 수생태계와 산림을 연결하기 위해 지난 7월 마무리한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구역이다.
장점마을의 환경오염 피해는 2001년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불거졌다.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과 공장 배출물질의 관련성이 제기되면서 2017년 4월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그해 말 비료관리법 위반 등이 적발됐다. 2019년 환경부가 비료 원료로 사용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과 주민들의 암 발생 사이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자 익산시는 그해 11월 공장을 매입했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환경오염 피해 복구와 마을 환경 개선을 추진했다. 2019년 12월 총사업비 231억원 규모의 주민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해 저수지와 인근 농지의 오염원을 제거하고 공장 내 매립 폐기물을 처리했다. 노후 주택의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도 진행했다. 종합대책에 포함된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에는 57억원이 투입됐다.
야생동물의 출현도 이어졌다. 2021년 11월 마을 개울에서 수달 3마리가 발견됐고, 2022년 9월에는 저수지 주변에서 원앙과 황조롱이, 수리부엉이가 관찰됐다. 당시 20여마리로 파악됐던 원앙은 최근 60여마리가 관찰됐다. 다만 조사 시기와 방식이 같았는지 확인되지 않은 만큼 개체 수가 실제로 늘었는지, 복원사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조남희 익산시 환경정책과장은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야생동물의 출현은 장점마을 생태계 회복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복원 효과를 확인하고, 이곳을 환경오염의 역사를 기억하는 치유와 생태교육의 거점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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