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국전 ‘미군 유해 발굴’ 고리로 북 접촉 움직임
미국 백악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 작업을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국방부 기관에 미군 유해 발굴·수습을 위한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문의한 것이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켈리 매케이그 국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진행한 화상 대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를 도출할 경우 DPAA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백악관 질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DPAA는 국방부 산하기관으로 미군 유해 수색·발굴, 신원 확인, 유해 봉환 업무를 담당한다.
매케이그 국장은 백악관에 한국전쟁 도중 전사하거나 포로가 된 미군의 유해 수습을 위해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첫째 북한이 보유한 유해를 (미국에) 인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고, 둘째 2005년 마지막으로 진행된 합동 현장 수색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백악관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이 DPAA에 언제 이런 질의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 위원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대화 제의를 한 것과 관계있을 수 있다.
NCNK에 따르면 유해 발굴·수습 작업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협력할 의향이 있는 몇 안 되는 사안 중 하나다. 북한은 1990~1994년 600명의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208개를 미군에 인도했으며, 1996~2005년에는 미국이 운산과 장진호 인근 전투 현장에서 300명이 넘는 미군 유해를 발굴·수습하는 데 협조했다.
그러나 공동 유해 발굴 작업은 2005년을 끝으로 현재까지 멈춘 상태다. 북한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 합의 후 미국에 250명의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추가로 인도했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로 이 역시 중단됐다. DPAA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약 740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이 중 5300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매케이그 국장은 “북한과 미군 유해 발굴·수습 관련해 대화가 끊긴 지 벌써 7년이 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며 “북한은 생각보다 이 사안에 열려 있다. 이 임무는 양국이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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