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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BTS 무대였던 SK 영빈관에 거대한 거미줄이···선혜원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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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 하툼 ‘Web’(2025), 수제 투명 유리 구,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 가변 설치. SKo포도뮤지엄 컬렉션

모나 하툼 ‘Web’(2025), 수제 투명 유리 구,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 가변 설치. SKo포도뮤지엄 컬렉션

서울 삼청동 깊숙한 골목,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한옥이 있다. 곧게 뻗은 기둥과 가지런한 처마선이 눈에 들어온다.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1968년 매입해 살던 옛 사저를 영빈관으로 사용하던 선혜원(鮮慧院)이다.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다가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해 지난해 일반에 처음 공개된 선혜원은 예약이 조기 마감될 만큼 관심을 모았다.

본래 양옥이던 이곳은 현대 건축 위에 경흥각·하린당·동여루 등 세 채의 한옥이 잔디마당을 ‘ㄷ’자로 감싸는 구조로 바뀌었다. 포도뮤지엄은 ‘선혜원 아트프로젝트’로 지난해 김수자 전시에 이어 두 번째 전시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를 2일 열었다. 모나 하툼·최성임·김윤수 세 여성 작가의 작업이 한옥 공간 곳곳에 놓였다.

굵은 나무기둥과 서까래를 드러낸 경흥각 내부는 두 층 높이로 탁 트여 있다. 지난 3월 방탄소년단(BTS)이 공개한 ‘스윔(SWIM)’ 라이브 영상의 무대로 쓰였다. 지금은 서까래 아래로 거대한 거미줄이 허공을 가로지른다. 모나 하툼의 ‘웹(Web)’(2025)이다. 수제 유리구슬 1200개를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로 이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구슬이 이슬처럼 반짝인다. 2층 난간에서 내려다보면 수많은 구슬을 지탱하는 가느다란 선과 그물의 짜임이 또렷해진다. 거미줄은 몸을 숨기는 집인 동시에 먹잇감을 붙잡는 덫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Web’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Web’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선혜원에서 촬영한 BTS ‘SWIM’ 라이브 클립.

선혜원에서 촬영한 BTS ‘SWIM’ 라이브 클립.

하툼은 밀라노 프라다재단의 옛 증류공장에서도 거미줄 작업을 선보였다. 하툼은 “회색빛 공간에서는 화성에서 온 외계인처럼 낯선 느낌이었던 작품이 한옥의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어느 때보다 마법과 같이 보였다”고 했다.

최성임의 ‘황금이불’(2026)은 로비 바닥을 뒤덮는다. 6.2×4.8m 크기로 눈부신 형상을 엮어낸 재료는 식빵 봉지를 묶는 금색 빵끈이다. 네 아이를 키우며 가사와 창작을 병행해온 작가는 작고 가벼운 일상의 재료를 모으고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반복적인 손의 움직임으로 일상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노동과 시간을 조형화한다.

지하 회랑에는 누군가 걸음을 옮기고 간 흔적 같은 푸른 형상들이 놓여 있다. 김윤수의 ‘바람의 표면’(2011~2018)은 유모차 방풍막으로 쓰는 얇은 PVC 비닐을 여러 사람의 발바닥 윤곽대로 오려 쌓았다. 층이 더해지면서 발 모양은 흐려지고 푸른빛은 짙어진다. 땅을 딛고 하루를 지탱하는 발의 흔적이 풍경으로 바뀐다. 처음 공개되는 2층 하린당에는 토기처럼 보이는 큰 덩어리가 허공에 매달려 있다. ‘바람(투명한 사유에 관한 조각)’(2001)은 종이 골판지를 가늘게 잘라 감고 이어 붙인 작업이다.

잇고, 감고, 자르고, 쌓는 손의 움직임은 일상의 재료에 시간을 고이게 한다. 빛과 바람이 드나드는 한옥에 서로 다른 삶의 흔적과 시간이 포개진다. 전시는 10월31일까지. 예약 신청 필수.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황금이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황금이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바람의 표면’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바람의 표면’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열린 포도뮤지엄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2.0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선혜원의 중심 전각인 ‘경흥각’의 모습. 경흥각·하린당·동여루는 각각 ‘선경을 흥하게 하다’, ‘이웃을 돕다’, ‘사회와 함께 가다’라는 뜻을 담았다.   배문규 기자

선혜원의 중심 전각인 ‘경흥각’의 모습. 경흥각·하린당·동여루는 각각 ‘선경을 흥하게 하다’, ‘이웃을 돕다’, ‘사회와 함께 가다’라는 뜻을 담았다. 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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