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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6, 2026

일상 스며드는 로봇…정교한 손길로 컵 집고, 피아노 치고 [IFA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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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열린 ‘로봇 온 더 런웨이’ 무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객들에게 걸어가고 있다. 배지현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열린 ‘로봇 온 더 런웨이’ 무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객들에게 걸어가고 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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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닮은 로봇이 무대 위에서 손을 흔들었다. 사회자의 소개에 맞춰 춤을 추는 로봇도 있었다. 관람객들은 로봇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응했고, 수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로봇의 움직임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IFA) 2026’의 주 행사장은 가전 전시가 아니라 로봇 기술 경연장에 가까웠다. 전시회 중심이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로봇 온 더 런웨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었다. 무대에 오른 로봇 상당수는 유니트리, 엔진 에이아이(AI), 아지봇, 딥로보틱스, 도봇 등 중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었다. 전시장 전체로 범위를 넓혀 봐도 중국 기업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미래는 지금’이라는 표어를 내건 올해 전시회에는 49개 나라 1900개 이상의 기업과 브랜드가 참가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32곳이 중국 기업이다. 한국 기업·기관은 79개로 지난해보다 27곳 줄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 점유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독일 현지 매체들은 “중국이 (전시회) 중심(축)으로 이동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베를린 IFA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가전업체 모바의 로봇 팔 노트80(오른쪽)이 플라스틱 재질의 공을 부드러운 손가락 관절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다루고 있다. 배지현 기자
중국 가전업체 모바의 로봇 팔 노트80(오른쪽)이 플라스틱 재질의 공을 부드러운 손가락 관절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다루고 있다. 배지현 기자

실제로 중국 기업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이날 무대뿐 아니라 전시장 곳곳에서 다양한 동작과 기능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런웨이에 로봇을 올린 유니트리는 전시장 한편에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로봇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토스트기에서 빵을 꺼내 그 위에 상추 등을 올리며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움직임은 아직 매끄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중국 가전업체 모바는 사람의 팔과 손을 닮은 로봇 팔 ‘노트80(Knot80)’을 전시장 가운데 배치했다. 노트80은 플라스틱 재질의 공과 유리로 된 병,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옮겼는데, 부드러운 손가락 관절과 재질로 물체를 안정적으로 다루는 모습이었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 터미테크는 ‘피아니스트 로봇’을 전시해 관람객의 눈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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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터미테크의 피아니스트 로봇(왼쪽)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 배지현 기자
중국 터미테크의 피아니스트 로봇(왼쪽)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 배지현 기자

IFA에 처음 참가한 샤오미도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로봇은 사람과 교감을 시도했다. 관람객이 한 손으로 반쪽 하트를 만들자, 손을 뻗어 나머지 반쪽 하트를 만들었다. 주먹을 내밀면 주먹 인사로 화답하거나 사진을 찍으라는 듯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사이버원은 이런 볼거리를 넘어 샤오미 전기차 생산 과정에도 투입되고 있다. 샤오미 쪽은 “약 넉달 동안 너트 체결 작업을 테스트 해보니 작업 성공률이 90%에서 98%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IFA에 처음 참가한 샤오미가 전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 배지현 기자
올해 IFA에 처음 참가한 샤오미가 전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 배지현 기자

미래 기술 전시관 ‘IFA 넥스트’도 상당수 중국 로봇으로 채워졌다. 중국 부스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K1’은 마이클 잭슨 노래에 맞춰 군무를 선보였다. 가전업체 티시엘(TCL)은 별도 공간을 꾸려 가족용 소형 로봇 ‘에이미’를 전시했다. 관람객이 몸을 쓰다듬자 웃음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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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체 티시엘(TCL)이 전시한 가족용 소형 로봇 ‘에이미’. 배지현 기자
가전업체 티시엘(TCL)이 전시한 가족용 소형 로봇 ‘에이미’. 배지현 기자

반면 한국과 유럽의 전통적인 가전업체들은 로봇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기존 가전에 AI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중국 기업의 공세에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엘지(LG)전자는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LG AI 홈’과 자율형 인공지능 에이전트 ‘씽큐 클로’를 앞세워 핵심 제품 150여개를 전시했다. 백승태 생활가전(HS)사업본부장은 현지 간담회에서 “모터, 컴프레서 같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경쟁력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여러 빅테크(거대기술)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 세계 가전 전시회(IFA)에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팝콘을 담고 있다. 배지현 기자
독일 베를린 세계 가전 전시회(IFA)에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팝콘을 담고 있다. 배지현 기자

삼성전자도 인공지능이 식재료를 인식해 레시피를 추천하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별도 전시장에서 선보였다. ‘유럽의 강호’ 밀레는 식기세척기 ‘G8’에 AI 카메라를 처음 적용해 식기의 종류와 적재 상태를 인식하고, 필요한 세척 옵션을 자동으로 선택하게 했다. AI요리 도우미 ‘컬리너리 코치’는 요리에 맞는 오븐 사용을 스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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