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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0, 2026

[사설]“전쟁 파병 없다” 선 그은 대통령, 대미 소통에도 만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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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등 야4당 지도부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호르무즈 파병반대 결의안 즉각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국혁신당 등 야4당 지도부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호르무즈 파병반대 결의안 즉각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런 형태의 군 자산 파병은 없다는 원칙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했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미국이 시작한 이란과의 명분 없는 전쟁에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명확히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덴만에 파견 중인 청해부대 활동을 강화하는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전쟁에 동참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항행과 선박 안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한국 전투함의 상선 보호 활동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군사작전과 연계될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국제사회는 이 대통령의 ‘파병 불가’ 선언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군함 등을 보내놓고도 확실한 휴전 또는 종전 후에야 해협 안에서 실질적 활동을 하겠다는 프랑스 등의 입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작전 범위를 넓히려면 국회 비준동의가 필수적인데,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활동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려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수차례 한국을 콕 집어 군사적 기여를 요구해왔다. 지난 14일에는 이란 전쟁이 끝난 뒤 미국을 돕지 않은 나라들로부터 배상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파병 불가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가 19일 뉴욕타임스의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 요구를 거부했다”는 보도에, “거절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실질적 기여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한 것에도 고심이 엿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아무리 압박한다고 해도 ‘전쟁 파병 불가’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될 것이다.

이 대통령 회견 후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 측은 한국의 입장에 이해를 표시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한다. 미국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한국의 입장이 대미 투자 등 통상, 안보 등 다른 현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미국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스타일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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