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거미는 익충이라는데…” 가을이면 더 신경 쓰이는 거미줄, 어떻게 할까
가을은 베란다·현관 청소와 함께 거미줄과 외부 유입 틈을 점검하기 좋은 시기다. pexels
베란다 창틀 모서리, 고무나무 가지 사이에 어느새 거미가 자리를 잡았다. 여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거미와 거미줄이 가을이 되면서 유독 눈에 띄기도 한다.
‘집에 들어온 거미는 죽이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흔하다. 실제로 거미는 파리·모기·나방 등 작은 곤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생태계에서는 해충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집 안에 거미줄을 그대로 방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관이나 베란다처럼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곳에 거미줄이 반복적으로 생긴다면 청소와 함께 거미가 머물 이유를 줄여주는 것이 좋다.
가을철이라고 해서 모든 거미가 갑자기 집 안으로 몰려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온과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서 집 주변의 곤충 활동과 거미의 이동이 달라질 수 있고, 창문과 현관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공간에서는 거미가 머물 만한 장소가 생기기 쉽다.
특히 현관 처마, 베란다 천장, 창틀, 실외기 주변, 화분 뒤쪽처럼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지 않는 곳은 거미가 거미줄을 치기 좋은 장소다. 가을맞이 대청소를 한다면 집 안만 닦을 것이 아니라 베란다와 현관의 천장·벽 모서리까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거미를 없애기 전에 거미줄부터 없애라
거미가 보이면 살충제를 먼저 찾기 쉽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거미줄을 제거하는 것이다. 긴 막대가 달린 먼지떨이나 빗자루,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천장 모서리와 창틀, 현관 주변의 거미줄을 제거한다. 거미줄만 걷어내는 데 그치지 말고 거미가 숨어 있을 만한 틈과 알주머니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미국 조지아대 농업·환경과학대학의 곤충학자 엘머 그레이는 집 주변을 청소하고 진공 청소를 하는 것이 거미 개체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원한다면 집 안에서 발견한 거미를 용기에 담아 집에서 떨어진 곳으로 옮겨주는 방법도 있다.
거미를 잡기 싫다면 진공청소기가 가장 간편하다. 다만 거미를 제거한 뒤에는 청소기 먼지통이나 봉투를 바로 비우는 것이 좋다.
베란다 화분과 현관 주변도 함께 정리
거미가 계속 나타난다면 거미만 없애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화분이나 물건이 빽빽하게 놓인 베란다, 현관 주변의 상자와 잡동사니는 거미가 숨을 공간을 만들어준다. 화분 밑이나 실외기 주변처럼 어둡고 사람이 잘 건드리지 않는 곳도 확인한다.
집 벽에 닿아 있는 나뭇가지나 덩굴식물이 있다면 가지치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 주변의 식물을 정리하고 나뭇가지가 건물에 닿지 않도록 관리하면 거미가 집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현관 불빛을 바꾸는 것도 방법
밤마다 현관등 주변에 작은 날벌레가 모이고 있다면 거미가 그곳을 떠날 이유도 없다. 거미를 줄이는 방법으로 현관 조명의 종류와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언급되는 이유다. 불빛에 모이는 곤충이 줄어들면 거미가 먹이를 찾아 현관 주변에 머물 이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필요하지 않을 때는 현관등을 끄거나 센서등을 활용하고, 조명을 바꾼다면 노란색이나 따뜻한 색 계열의 조명을 고려할 수 있다.
조명 색을 바꾸는 것만으로 거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먹이곤충을 줄이는 보조적인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페퍼민트 오일·식초물, 써도 될까
인터넷에는 거미를 쫓는 방법으로 페퍼민트 오일이나 티트리 오일, 식초 등을 물에 희석해 뿌리는 방법이 많이 소개된다. 이런 방법은 냄새를 이용해 거미가 머무는 것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비가 오거나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반복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집에서 간단하게 시도한다면 물에 페퍼민트 에센셜오일을 소량 섞어 거미줄이 자주 생기는 현관 모서리나 창틀 주변에 가볍게 뿌리는 정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에센셜오일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양이 등 일부 동물에게는 특정 에센셜오일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식초물을 사용하더라도 대리석이나 천연석 등 산에 약한 소재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창틀·방충망 틈도 확인
베란다나 현관에서 거미가 계속 발견된다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길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창틀과 방충망 사이의 틈, 현관문 아래, 배관이나 전선이 벽을 통과하는 부분처럼 작은 틈을 살펴본다. 문풍지나 틈새 보수재 등을 이용해 외부에서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방충망이 찢어졌거나 창틀과 밀착되지 않는다면 거미뿐 아니라 각종 작은 곤충의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
거미가 아니라 ‘먹이’를 줄여야 한다
거미가 자꾸 생긴다면 주변에 날벌레가 많은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관등 아래에 날벌레가 많이 모이거나 베란다 화분 주변에 작은 벌레가 날아다닌다면 그것이 거미를 불러들이는 원인일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밀폐하고, 화분 받침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며, 창문과 방충망의 틈도 확인한다. 주변의 식물과 쓰레기, 고인 물을 관리하고 집의 틈새를 막는 것이 장기적인 예방법이다.
거미가 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비위생적’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집거미는 사람을 공격하기보다 작은 곤충을 먹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거미줄과 알주머니가 반복적으로 생기는 공간이라면 그 자체가 청소가 필요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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