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폐기물 대행업체 입찰서 부진 업체 감점 배제···시민사회 “면죄부 행정”
조지훈 전북 전주시장이 시청 직원들과 함께 거리 곳곳에 불법으로 버려진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가 신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를 선정하면서 기존 업체의 부진한 평가 결과에 따른 감점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업체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전주시의 소극적 대응이 부실 업체에 면죄부를 줬다”며 반발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와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16개 시민단체는 3일 성명을 내고 “시민평가를 외면한 법원 결정과 이를 방치한 전주시의 행정 파행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지난 1일 시작된 신규 대행 체계(2026년 11월~2028년 10월)에 앞서 지난 9월 8개 권역을 담당할 업체를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평가조례’ 등에 근거한 부진 업체 감점 규정(-2점)은 적용하지 않았다. 기존 대행업체들이 제기한 입찰 절차 진행 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조례 자체가 아닌 전주시의 ‘대행실적 평가기준 적용지침’에 법적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지침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에 불과해 입찰 참여 업체에 대외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 지침을 근거로 신규 경쟁 입찰에서 감점한 입법례나 실무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인용 사유로 들었다.
시민단체들은 전주시의 법적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행업체 평가는 폐기물관리법과 조례에 근거한 정당한 절차”라며 “청소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시민평가단 제도가 법원 결정으로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했다. 이어 “정당한 시민평가 결과를 지키기 위해 전주시가 실효성 있는 대응을 다했는지 의문”이라며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에서 시민 목소리가 배제되도록 방치한 시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적격심사 방식이 대행업체 역량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단체들은 “시민 만족도와 현장 평가 결과가 낙찰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되도록 입찰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부실 대행업체에 면죄부를 주는 파행이 반복되면 강력한 행정 감시와 저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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