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RM, 미술컬렉션 200점 꺼냈다…“이 전시는 꽤나 긴 자기소개”

美 SFMOMA에서 큐레이터로 데뷔
소장품·미술관 컬렉션 함께 선보여
“정말 나를 움직였던 작품만 골랐다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도 다수 소개”
“이 전시는 꽤 긴 저의 자기소개입니다. 사람들이 이 전시를 통해 저를 조금 더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방탄소년단(BTS) RM이 자신의 미술 컬렉션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단순히 작품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작품을 고르고 배치와 액자 선정, 작품 설명까지 참여하며 생애 처음으로 ‘공동 큐레이터’에 도전했다. 자신이 지난 수년간 모아온 한국 근현대미술을 통해 ‘RM이라는 사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RM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열린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 미디어 프리뷰에서 “미술관에 다니고 미술을 보기 시작한 것이 8년 전인데 그때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RM의 개인 소장품과 SFMOMA 소장품을 합쳐 약 200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RM이 소장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포함됐다. RM은 SFMOMA의 아메리카 카스티요, 김효은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를 기획했다.
RM에게 이번 전시는 자신의 취향을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는 “오랫동안 돈과 삶, 노력을 들이고 심지어 자기 집의 벽까지 내주며 만든 컬렉션만큼 한 사람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꽤 긴 나의 자기소개”라고 말했다.
작품을 고르는 데 거창한 이론을 앞세우지는 않았다. RM은 작품 선정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했던 질문은 두 가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나를 움직이는가’, 그리고 ‘2026년 지금 이 작가와 작품이 여전히 우리에게 할 말이 있는가’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시의 한 섹션에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좋다(I Don’t Know, But I Like It)’라는 이름을 붙였다. RM은 “가끔은 내가 왜 이런 것들을 모았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그게 솔직한 내 감정”이라고 했다.
전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이번 전시의 특징으로 꼽았다. RM은 “나는 미술사를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았고 ‘큐레이터 중의 큐레이터’도 아니다”며 “어떤 분야에서든 때로는 외부인이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계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가 미술에 빠져든 배경에는 자신이 느껴온 일종의 ‘부유하는 감각’도 있었다. RM은 미국에 있을 때나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서울에 있을 때조차 “항상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그리 유쾌한 감정은 아니다”며 “그런 느낌 때문에 미술에 많이 기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음악과 미술에 대해서는 “언어와 매체는 조금 다르지만 결국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했다.
RM은 특히 한국 근현대미술을 해외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데 의미를 뒀다. 그의 컬렉션에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는 “한국 밖에서는 여전히 낯선 이름이 많을 것”이라며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은 식민지배와 전쟁,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발전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이 사라졌지만 동시에 놀랍고 빛나는 것들도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젊은 사람으로서 조금 더 새롭고 젊은 시각과 감각을 보탤 수 있기를 바라며 작품을 모아왔다”며 “결국 그것이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윤형근, 박래현, 장욱진, 권옥연, 김윤신, 도상봉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SFMOMA가 소장한 김환기, 백남준, 마크 로스코, 아그네스 마틴, 앙리 마티스, 조지아 오키프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RM은 작품 선정뿐 아니라 전시장 내 작품의 위치와 액자까지 관여했다. 작품 설명문을 100단어 안에 맞추는 작업에는 유독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백 개의 작품 설명을 쓰고 지우고 다시 썼다”며 “100단어 안에 하나의 설명을 맞추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웃었다.
전시의 시작은 약 2년 전이었다. 당시 군 복무 중이던 RM에게 SFMOMA 측이 전시를 제안했다. 그는 “언젠가 내가 꿈꾸는 공간을 열기 전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정도 규모와 위상을 가진 곳에서 다른 사람의 공간을 빌려 재미있는 것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RM은 관람객들에게 특정한 해석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이 전시를 통해 나를 조금 더 알게 됐으면 한다”면서도 “그저 전시를 보러 가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 일인지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3일부터 2027년 2월 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열린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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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공동 큐레이터 전시를 통해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군 복무 중 제안을 받아 시작된 이번 전시는 개인 소장품을 포함해 약 200점의 규모로 진행됩니다.
업계에서는 아티스트의 예술적 행보와 글로벌 활동 영역 확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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