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판매량 상반기만 100만장 근접…K팝 한류 새 돌파구로

2024년 47만장·작년 55만장 대비 급증…BTS 5집 美 첫주 판매량 40%가 LP
"아날로그 사운드에 소장욕구 자극…대형 기획사와 가수에 LP 시장 향배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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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형민우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과거의 음반 형태로 여겨졌던 LP가 클래식이나 재즈를 넘어 K팝 아이돌 그룹으로도 확산하면서 최근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LP 판매량은 93만7천173장으로 100만장에 근접했다.
연간 LP 판매량은 2023년 42만4천73장, 2024년 47만1천781장, 2025년 54만8천977장으로 꾸준히 증가세였는데, 올해는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작년 연간 판매량의 1.7배를 기록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음향 기술이 고도화된 현재에도 턴테이블에서 재생되는 LP 사운드의 아날로그 질감이 청취자들에게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며 "클래식이나 레트로 음악을 즐겨 듣는 음악 팬들의 감성을 충족하는 동시에, K팝 팬들도 음반 소장의 다양화란 측면에서 꾸준히 LP 발매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K팝 가수들 사이에서는 일부 팀이 간헐적으로 선보이던 LP가 올해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나 에이티즈 등 정상급 스타의 신보로도 발매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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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5일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린 제11회 서울레코드페어에서 LP 제품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2022.11.5 tsl@yna.co.kr
방탄소년단은 복귀작인 5집 '아리랑'(ARIRANG)을 그룹 사진 버전과 멤버 개인 사진 버전 등 여러 종의 LP로도 발매했는데, 멤버별 사진이 재킷에 담긴 5집 LP를 이으면 팀을 상징하는 북두칠성이 완성돼 화제를 모았다.
미국 음악·엔터테인먼트 데이터 집계 매체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아리랑' LP는 현지에서 발매 첫 주에만 20만8천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루미네이트는 최근 관련 보고서에서 "이는 모든 가수를 통틀어 사상 6번째 주간 LP 판매량이자, 그룹으로서는 1991년 집계 이래 최다 기록"이라며 "'아리랑'이 첫 주에 기록한 LP 판매량 20만8천장은 해당 앨범의 (미국) 첫 주 판매량의 40%에 달하는 수치로, '빌보드 200'에서 안전하게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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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써클차트 제공]
올해 방탄소년단 외에도 에이티즈,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연준, 에스파 등의 K팝 스타들이 LP를 발표했다. 또한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리사 등도 연내 LP 신보 발매를 앞뒀다.
K팝 시장에서 LP 발매 사례가 잇달았지만, 아직 국내 발매 LP 종수는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K팝 '톱 10' 실물 앨범은 평균 23.6종에 달하는 CD를 발매했지만, LP는 평균 2.6종에 그쳤다. 반면 미국 '톱 10' 팝 실물 앨범의 경우 CD(평균 9.5종)보다 오히려 LP(평균 9.6종)가 가짓수가 더 많았다.
팝 시장에선 LP가 CD 못지않은 주요 음반 매체라는 것으로, K팝 스타가 미국 등 서구 팝 시장을 공략할 때 LP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이작 리 하이브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와 루미네이트 양사의 팀은 음악 팬 행동에 관한 새로운 질문들을 폭넓게 탐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LP 트렌드를 살펴봤고, 이를 다른 음악 소비 습관과 교차 분석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물 음반 포맷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LP를 발매한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K팝 팬 중에서도 콜렉터(수집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LP 구매가 아티스트를 향한 강한 충성도, 이와 맞닿은 관련 상품 소장 욕구와 연결돼 있다고 봤다. 단순히 음반 판매량을 올리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소장할 만한 아티스트'로 인식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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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최근 몇 년간의 LP 판매량 증가세를 수치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소수 인기 K팝 그룹의 신보 발매 여부에 따라 LP 판매량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만큼, 추세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유명 레코드숍인 김밥레코즈의 김영혁 대표는 "레코드페어(LP 축제) 방문객이나 시장의 반응으로 봤을 때 근래 10년 사이 LP 시장이 가장 좋았던 때는 콘서트 시장이 사라져 소비자들이 음반에 지갑을 열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가 아닐까 한다"며 "그 당시 난립한 리셀러(재판매자)로 생긴 과수요와 거품이 서서히 걷히면서 이제는 상품이 실수요자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젊은 음악 소비자는 이제 콘서트와 굿즈(팬 상품)에도 돈을 써야 하니 LP를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는 예산도 줄었을 것이고, 물가 상승으로 LP 평균 가격도 많이 올라갔다"며 "시장은 어느 정도 형성됐고 재생 기기 보급률도 증가했으니, 이젠 LP에 관심 없던 메이저 기획사나 가수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LP를 내느냐에 시장 향배가 달려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ts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27일 08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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