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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0, 2026

‘상징’보다 중요한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자질’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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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한국 여성정책은 줄곧 불편한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었고, 진보와 퇴보를 오가며 부침을 겪었다. 그때마다 여성 부처도 존폐부터 명칭 변경까지 ‘수난사’를 써 내려왔다. 현 성평등가족부의 기원은 해방 직후인 1946년 미군정 법령으로 설치한 보건후생부 부녀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이승만 정부 사회부 부녀국, 박정희 정부 보건사회부 부녀아동국(1963년), 전두환 정부 보건사회부 가정복지국(1981년), 노태우 정부 정무장관 제2실(1988년), 김대중 정부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1998년)와 여성부 설립(2001년), 노무현 정부 여성가족부(2005년), 이명박 정부 여성부(2008년)와 여성가족부(2010년), 윤석열 정부 여가부 폐지 논란, 이재명 정부 성평등가족부(2025년)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여성부 장관’(여성가족부·성평등가족부 포함)은 총 11명이었다. 장관기구인 정무장관 제2실과 여성특별위원회까지 따지면, 26명이 여성정책을 총괄했다. 이 가운데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지낸 윤후정 초대 여성특위 위원장은 이희호 여사와 함께 여성부 설립의 주춧돌을 놨다. 한국 최초의 여성 헌법학자로, 1980년 8차 개헌 당시 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해 양성평등 조항을 넣었고, ‘남녀차별금지법’ 제정을 주도했다. 참여정부 시절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은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출신으로, 역대 가장 두드러진 여성 정책을 추진한 장관으로 꼽힌다. 사회적 논란을 뚫고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과 함께 호주제를 폐지했고, 남성과 성매매 업주들의 격렬한 반발에도 ‘성매매특별법’을 제정했다. ‘성인지 예산’ 개념을 도입했고, 보육 예산도 3배가량 늘렸다.

윤 전 위원장과 지 전 장관은 여성 정책에 대한 신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시대 여성이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할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정부와 여성계를 오가며 정책을 설계하고, 때론 여론을 설득하고 또 돌파하는 추진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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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생 여성, 워킹맘, 진보정당 정치인. 강력한 ‘상징성’을 지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자질 논란과 국회의원·장관 겸직 및 위성정당 논란 끝에 자진사퇴했다. 청와대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을 교체하려는 이유가 2030 여성과 진보 진영 지지율 반등이라면,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징보다는 성공한 장관들의 이런 자질과 덕목을 우선 고려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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