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이콧에도···그래미, 결국 ‘아시안 팝’ 부문 신설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뮤직 제공
그래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내년 2월 개최되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전면 출품 거부와 음악계의 반발에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의견수렴 끝에 해당 부문을 신설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CEO는 성명을 통해 “이견과 오해도 있었지만, 창작자들의 가장 뜨거운 지지를 확인했다”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의 도입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론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음악계 전체를 위해 올바른 결론임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제69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설되는 다섯개 부문. 그래미 인스타그램 갈무리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6월 신설한다고 발표한 5개 부문 가운데 하나다. 당시 아카데미는 이 부문과 함께 ‘베스트 라틴 송’ ‘베스트 트래디셔널 팝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알앤비(R&B) 콜라보레이션 또는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트래디셔널 포크 앨범’을 신설하겠다고 알렸다.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은 K팝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현대 대중음악을 대상으로 한다.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가 곡에서 의미 있는 비중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전곡이 영어로 된 노래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BTS 멤버들은 지난 7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래미 출품에 나서지 않겠다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신설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에 대한 보이콧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음악적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는 한국, 중국, 일본의 대중음악을 지역 단위로 묶은 것이 서구 중심적 사고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K팝이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 아닌 본상 및 주요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예측도 나왔다.
포브스는 지역 부문 신설이 의도와 달리 특정 지역 음악을 주요 부문 밖으로 분리하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아 리파나 에드 시런을 위해 ‘최우수 유럽 팝 음악 퍼포먼스’ 부문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백인 영어권 음악에는 없는 별도 범주가 아시아 음악에만 적용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BTS는 2019년 시상자로 처음 그래미 무대에 오른 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속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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