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추방, 어린이 눈에 스프레이…이스라엘 서안 폭력에 미국도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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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불법 정착촌을 넓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어린아이와 미국 방송기자까지 폭행당하자 미국 정부도 “범죄적 폭력”이라 규탄하고 나섰다.
알자지라 방송과 이스라엘 채널7 방송은 이스라엘이 31일(현지시각) 서안지구 북부 제닌시 인근에 ‘노아’라는 이름의 새 정착촌을 짓고 건립 기념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정착촌 확대를 주도하는 이스라엘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와 정착국가임무장관 오리트 스트룩 등 극우 성향 장관·정치인 여러명이 행사에 끼었다.
스모트리치는 새 정착촌을 지은 게 “우리가 지난 4년간 이끌어온 ‘정착촌 혁명’의 또 다른 한 걸음”이라며 “북부 사마리아(서안지구)에 대한 유대인의 지배와 장악력을 강화할 19개의 새로운 정착촌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트룩도 “우리는 지금 거대한 ‘국가적 회개’의 한복판에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가장 국가적인 수단을 동원해 수십년 전 스스로 저지른 죄악을 바로잡고 있다”고 연설했다. 지난 2005년 아리엘 샤론 전 총리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국제적 비난을 받던 정착촌을 철수시켰던 일 등을 ‘죄악’으로 규정한 것이다.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무단 점유해 온 서안지구의 모든 정착촌은 국제법상 불법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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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는 정착촌 확장을 공공연히 약속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정착촌 시장들의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104개 공동체(정착촌)를 만들었다”며 “이를 합법화하고 농장도 160곳 만들었다. 앞으로 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승인 없이 서안지구 등에 건설되는 전초기지·농장을 합법화시키고 있다고 자랑한 것이다.

정부 응원을 등에 업은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연일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날 서안지구 라말라 인근 부르카 마을에서는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농장에 난입해 50대 여성을 돌과 곤봉으로 때렸다. 마을 대표 사엘 카난은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에 피해자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타박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정착민들은 그의 10살 난 아들에게도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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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주변에서 주민들을 구금하며 습격을 도왔다. 군은 전날 밤 정착민들이 라말라 지역 알무가이르 마을을 공격할 때도 함께 들이닥쳤다. 군이 실탄을 쏴 팔레스타인 미성년자 2명 등 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착민 폭력은 외신 기자도 가리지 않는다. 29일 서안지구 잘루드 마을에서는 미국 엔비시(NBC) 방송 기자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인터뷰하다가 복면 쓴 정착민 무리에게 구타당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자를 향한 공격을 규탄하고 나섰다. 국무부 대변인은 31일 알자지라에 보낸 입장문에서 “우리는 서안지구에서 어느 쪽에 의한 것이든 범죄적 폭력을 규탄하며 책임자 조사와 체포, 유죄 판결을 촉구한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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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정착민들의 폭력이 더욱 고삐 풀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극우 정당들이 표심을 얻으려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이것이 정착민 폭력을 부추긴다는 얘기다. 팔레스타인 역사학자 재커리 포스터는 알자지라에 네타냐후 정부는 “각 정당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장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서 선거를 이기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31일 정착촌 기념식에서 보아즈 비스무트 이스라엘 국회 외교국방위원장은 “다가오는 선거는 거대한 정착촌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것은) 우파의 승리, 정착촌의 승리, 이스라엘 민족의 승리”라며 표를 호소했다. 스모트리치도 “만약 불행하게도 좌파가 집권한다면 새 정부는 우리가 세운 정착촌들을 철거하고 이스라엘 심장부에 팔레스타인 테러국가를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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