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투자로 돈 벌다가, 퇴사하면 그만?”…증권가 주식투자의 민낯

최근 5년여간 주식 매매 규정을 어겨 제재를 받은 10대 증권사 임직원이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3명 중 1명은 제재가 내려지기 전 이미 회사를 떠나 실질적인 처벌을 피하는 등 제재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임직원 주식투자 매매규정을 위반해 제재받은 10대 증권사 임직원은 모두 97명이었다. 이들이 거래한 돈(최대 투자 원금 기준)은 총 88억 5360만원에 달했다.
연도별(제재 확정일 기준) 위반 인원과 거래액은 △2021년 11명(8억 2700만원) △2022년 33명(37억 3600만원) △2023년 34명(31억 800만원) △2024년 9명(2억 6680만원) △2025년 8명(7억 4200만원) △2026년 8월 기준 2명(1억 7380만원)이다. 2022~2023년 대규모 적발 이후 기세는 꺾였지만 위법 행위는 여전하다.
현행 자본시장법(제63조)은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이 주식을 거래할 때 반드시 본인 이름으로 된 계좌 단 하나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매 내역 역시 소속 회사에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하지만 정작 부과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과태료 부과 대상자의 1인당 과태료 중간값은 약 450만원 수준이었고, 가장 높은 금액도 2500만원에 불과해 법정 상한선(5000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퇴사’가 처벌 피난처로 악용되는 점도 문제다.
전체 제재 대상자 97명 중 30명(30.9%)은 이미 회사표 옷을 벗은 퇴직자였다. 이들은 회사 차원의 중징계 대신 ‘위법·부당사항 통보’라는 기록상 조치만 받았으며 이 중 28명에게만 과태료가 부과됐다. 가장 무거운 징계인 면직이나 정직(상당 포함) 조치를 받은 19명 가운데서도 12명이 이미 퇴직한 상태였다.
반면 회사에 남아 있는 재직자 67명 중 면직(해고) 처분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40명(60%)은 견책 이하의 가벼운 징계나 과태료 처분을 받는 데 그쳐, 내부 제재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례를 보면 구멍 뚫린 감시망이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KB증권에서는 임직원 1명이 1억 4800만원을 몰래 거래했다가 감봉 3월과 과태료 1850만원 처분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의 한 임직원도 2580만원을 거래했으나 조치가 내려지기 전 이미 퇴직해 과태료조차 없이 ‘퇴직자 위법·부당사항 통보’만 받고 끝났다.
지난해 10월 메리츠증권에서 4억 9000만원 규모의 불법 매매로 적발된 임직원 5명 역시 조치 당시 모두 회사를 떠난 상태였다.
김현정 의원은 “증권사 임직원의 주식매매 규정은 시장 신뢰를 지키는 기본 수칙임에도 반복적인 위반이 일어나는 것은 내부통제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반 행위를 제때 적발하지 못해 징계를 피하는 일이 없도록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
105560 KOSPI
162,700 ▲ 1.69%
KB금융 자회사 KB증권에서 임직원 1명이 1억4800만원을 몰래 거래해 제재를 받았습니다.
해당 임직원에게는 감봉 3개월과 과태료 1850만원이 부과돼 계열 증권사의 임직원 매매 관리가 쟁점이 됐습니다.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점검은 제재 수준과 감시 체계의 신뢰를 가르는 요소로 꼽힙니다.
신한지주
055550 KOSPI
93,300 ▼ 0.11%
신한지주 자회사 신한투자증권 임직원은 2580만원 거래 뒤 퇴직해 과태료 없이 통보 조치만 받았습니다.
퇴직 시점이 징계 이전이면 회사 차원의 중징계 적용이 제한되는 사례로, 계열 증권사의 감시 공백을 드러냈습니다.
퇴직자 제재의 보완 여부는 임직원매매규정 준수 체계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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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동안 10대 증권사 임직원 중 약 100명이 주식 매매 규정을 위반해 제재를 받았으며, 이들 중 30%는 이미 퇴사해 실질적인 처벌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은 본인 명의의 계좌 하나만 사용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실제 처벌은 턱없이 낮아 내부 제재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현정 의원은 위반 행위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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