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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2, 2026

‘입양인 감독’ 자전 다큐, 가족 의미를 묻다…“세 엄마에 대한 헌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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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를 만든 태경 탄야 인월 쇠렌센 감독. 필름소나 제공
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를 만든 태경 탄야 인월 쇠렌센 감독. 필름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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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경 탄야 인월 쇠렌센.

자전적 다큐멘터리 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덴마크 감독 쇠렌센(44)의 이름에는 그 길이만큼이나 긴 사연이 있다. 인월은 태어난 지 2달 뒤 덴마크행 비행기를 탈 때 서류에 적힌 이름, 탄야는 덴마크의 양부모가 지어준 이름, 태경은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작명소에 가서 사주를 보고 받은 이름이다.

‘홈시크’는 쇠렌센 감독이 생모를 찾아 다섯차례 주고받은 편지와, 덴마크 가족과 지인들 인터뷰를 재구성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백인만 있는 마을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뚜렷하게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에 관해서 이야기해줄 언어를 그 시절 부모님은 가지고 있지 못했죠. 성인이 된 뒤 입양기관에 문의해 운 좋게 생모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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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쇠렌센 감독을 만났다. 1년에 한통씩 생모와 주고받던 편지가 5년 뒤 그가 한국행 계획을 알리면서 끊어진 게 영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제가 한국에 가겠다고 하니 엄마가 더는 연락하지 말라고 마지막 편지를 보냈죠. 다른 가족들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셨어요. 그제야 생모에게 나는 비밀스러운 존재라는 걸 깨닫고 엄마를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 필름 소나 제공
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 필름 소나 제공

‘홈시크’는 자신의 뿌리를 찾고 한국의 입양 문제를 지적하는 영화만은 아니다. 영화는 인터뷰로 재구성한 그의 어린 시절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를 입양했던 부모는 3년 만에 이혼했다. 아버지의 음주와 폭력이 문제였다. 그를 데려간 어머니는 몇년 뒤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새아버지와 함께 살려고 애썼지만 결국 처음 입양했던 아버지에게 돌아가야 했다. 아버지와 재혼한 새어머니가 데려온 아이들과 쇠렌센, 새로 태어난 아이들로 가족이 더욱 커졌지만, 아버지는 주취폭력을 고치지 못했다. 결국 새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을 때 남은 아버지를 챙기는 일은 오롯이 쇠렌센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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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판단하거나 비난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라는 제도를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싱글맘으로는 가족 만드는 걸 허락하지 않았던 한국의 시스템, 그리고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지 못하고, 감당할 수 없는 가족을 만드는 걸 방치한 덴마크의 제도 모두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이 “세 엄마에게 보내는 헌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세 여성이 어떤 삶을 거쳐 이런 결정을 했는지 영화에 담고자 했어요. 생모는 문서에도 이름이 지워져 있었고, 저를 입양한 엄마는 아버지의 그늘 안에 있었죠. 새어머니 역시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가장 오래 저를 보살피고 성장시킨 분이에요. 드러나지 않는 존재로 사회와 개인의 폭력에 휘둘리면서도 저라는 사람을 키워낸 강인한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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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를 만든 태경 탄야 인월 쇠렌센 감독. 필름소나 제공
영화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를 만든 태경 탄야 인월 쇠렌센 감독. 필름소나 제공

쇠렌센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2기가 불법 입양 피해를 조사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생모를 찾고자 입양기관에 문의했을 때 해당 공식 문서가 입양 절차의 편의를 위해 위조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2025년 6월 위원회가 인권침해를 인정한 56건의 사건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그는 “공식 문서와 비공식 문서가 모두 있어 서류 위조를 확인할 수 있었던 나는 운이 좋았던 케이스”라며 “국가의 공식 사과를 받았지만 이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입양인들이 출생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편적 인권으로 부여하고 입양아나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25만명의 입양인이 한국 사회에서 잘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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