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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29, 2026

통통한 볼, 양갈래 올림 머리…불상 곁 동자들 박물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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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칠장사 목조동자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안성 칠장사 목조동자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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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갈래 올린 머리에 통통한 볼, 해맑은 표정. 불상이나 불화에서 부처와 보살 곁을 지키던 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허리에 크로스백을 멘 듯한 동자부터 왕실의 발원으로 조성된 선재동자상까지, 작은 몸에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28일 개막한 기획전 ‘동자동행, 작은 몸에 담긴 세계’(2027년 2월28일까지)에는 전국 주요 사찰에서 전해 내려온 성보 47건 93점이 전시된다. 동자를 주제로 한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보물 6건과 유형문화유산 16건을 포함해 조각·회화·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 흥천사 목조해상용왕상(왼쪽)·남순동자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서울 흥천사 목조해상용왕상(왼쪽)·남순동자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면 부산 범어사 백의관음보살도(1882년) 속 동자가 눈길을 끈다. 보타락가산(인도 남쪽 바다에 있다는 상상의 산)에 앉은 관음보살 양옆에는 선재동자와 용왕·용녀가 자리한다. 가르침을 구하는 선재동자가 두 손을 모아 합장한 자세로 묘사돼있다. 보살도 앞에는 서울 흥천사 목조남순동자상과 목조해상용왕상(1701년)이 나란히 서 있다. 두 손을 높이 든 남순동자와 가지런히 손을 모아 합장하는 해상용왕의 자세가 대조를 이룬다. 보살을 중심으로 남순동자와 해상용왕을 배치하는 건 한국 불교미술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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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들의 차림새를 살펴보면 관람이 한층 흥미로워진다. 1706년 조성한 경기 안성 칠장사의 7명의 목조동자상은 손에는 붓과 벼루, 연꽃을 들거나 표범, 새와 함께 노는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 모양도 복장도 제각각이다. 허리에 오늘날 크로스백을 연상시키는 가방을 멘 동자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7명의 동자를 통해 종교적 상징뿐 아니라 당시 생활상과 조각한 스님들의 개성까지 엿볼 수 있다.

평창 상원사 목조선재동자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평창 상원사 목조선재동자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전시의 중심에는 강원 평창 상원사의 목조선재동자상이 자리한다. 바위 모양 대좌 위에서 허리를 굽히고 두손을 모아 문수보살을 바라보는 동자의 눈빛이 살아있다.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자세, 자연스럽게 흐르는 옷자락이 생동감을 더한다. 1466년 조선 세조의 둘째 딸 의숙공주가 발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 스님은 “작지만 조형적 완성도가 뛰어난 최고의 작품”이라며 “고려 후기 불화 속 선재동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 앉아 동자와 눈을 맞추며 사색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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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는 불상 곁에만 머물지 않는다. 1745년 조성된 서울 봉은사 영산전 목조대좌 아래에는 허리를 굽힌 동자들이 새겨져 있다. 서울 진관사 십육나한도에서는 나한에게 공양을 올리거나 약을 달이며 지루한 하품하는 동자, 거북이를 괴롭히며 노는 동자도 만날 수 있다. 엄숙한 불교미술 속에 생생한 몸짓과 해학을 불어넣는 존재들이다. 인간이 죽은 뒤 죄를 심판하는 명부세계를 그린 경남 고성 옥천사 시왕도(1744년) 속 동자들은 시왕 곁에서 망자의 선악을 기록하고 업의 무게를 재는 일을 돕는다.

이번 전시는 주변적 존재였던 동자를 전면에 내세워 불교미술의 넓은 세계는 물론 그들이 상징하는 구도의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자리다. 서봉 스님은 “진리를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설산동자와 구법의 여정을 떠난 선재동자처럼, 동자는 불교가 지향하는 순수하고 숭고한 실천이 표상”이라고 밝혔다. 11월9일부터는 불교조각과 회화 속 동자의 의미를 살펴보는 연계 인문학 강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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