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돈이 없어 맨날 얼굴 보고 삽니다”...관계 끝나도 한 집 사는 부부들

나만의 AI 비서
“두 집 유지할 형편 안 된다”
英 결혼기간 13년 ‘역대 최장’
집값·대출금리·생활비 부담에
속사정은 안하는 것 아닌 ‘못해’
2024년엔 27만명이 이혼 미뤄
상대가 뭘하든 아예 관심이 없어진지 오래된 부부. 하루라도 안 보고 싶지만 그저 돈이 없어 얼굴을 맞대고 사는 ‘웬수’ 사이가 늘고 있다.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에 이혼을 미루는, 평균 결혼기간이 긴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속사정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이혼으로 끝난 결혼의 평균 지속기간은 지난해 13년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가장 길다. 1985년에는 평균 8.9년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길어졌다.
통계만 보면 영국 부부들의 참을성이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지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그 배경에 반드시 관계 개선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리사 페퍼 변호사는 높은 주거비와 금리, 생활비 때문에 ‘이혼할 여유 조차 없는’ 부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 하면 기존 집을 팔고 각자 새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생활비까지 포함한 이 비용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는 한 채의 집을 유지하는 것도 부담인데 두 사람이 따로 살게 되면 주거비가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과거 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은 확인됐다. 영국 금융회사 리걸앤드제너럴이 2024년 발표한 조사에서는 생활비 부담 때문에 이혼을 미룬 사람이 약 27만2000명으로 추산됐다. 특히 2020년 이후 이혼한 사람 가운데 19%는 재정 문제 때문에 별거 또는 이혼을 미뤘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소득에 대한 불안과 생활비 상승, 이혼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집 한 채를 두 채로 나누는 문제도 크다. 기존 주택을 팔아도 같은 지역에서 각각 새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임대료 역시 크게 오른 탓에 한쪽이 집을 나가기도 쉽지 않다.
이혼 이후 노후 자산이 쪼개지는 부담도 있다. 특히 50대 이상 부부에게는 집뿐 아니라 연금과 저축까지 나눠야 해 이혼이 곧 생활수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걸앤드제너럴 조사에서는 이혼 뒤 노후저축액이 매달 평균 63파운드(약 11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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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이혼을 미루는 부부가 늘고 있으며, 이혼의 평균 지속기간은 지난해 13년으로 집계돼 통계 시작 이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관계 개선 때문만은 아니며, 생활비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혼 후 재정적 부담이 커지고, 노후 자산이 나눠져 생활수준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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