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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0, 2026

“‘호미’ 효과 점검의 시간”…22일 금통위, 동결해도 인상 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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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연다. 지난 7·8월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한 후 열리는 첫 회의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8월 기자 간담회 및 이후 여러 공식 석상에서 2연속 인상의 취지가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려 금리를 앞당겨 올렸다는 뜻이라면, 이번 회의는 신현송표 ‘호미’의 효과를 가늠하며 금리 동결로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준금리 인상을 이대로 멈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신 총재가 최근까지도 반도체 수출, 중동 전쟁 등 여러 여건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잇달아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결정 결과 그 자체보다 신 총재의 발언 수위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단 동결 후 추가 인상 시사 전망”

지금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백투백투백’으로 세 번 인상한 때는 코로나 이후 7연속 인상을 한 2022~2023년 한 번뿐이었다. 당시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다. 지금도 물가가 비교적 많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오름세가 당시만큼 매섭지는 않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로 8월 3.1%보다 약간 내려갔다. 2연속 인상도 이례적이었는데, 3연속 인상이라는 매우 이례적 조치를 취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상단 기준. /한국은행, 연방준비제도

미국은 상단 기준. /한국은행, 연방준비제도

신 총재는 지난 금통위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 과정에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도 여러 번 밝혔다. 지난 12일 국감에선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 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는 한동안 추이를 지켜보며 10월 금통위에선 일단 인상을 쉬어갈 방침으로 해석됐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연차총회 회의 때 열린 토론회에서 물가 상승에 대처할 필요성에 더 방점을 두었다. “한국은 대규모 AI 투자와 중동 전쟁이라는 경제의 중요한 두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경기 측면에서 두 사건은 반대로 작용하지만 물가에 대해선 두 힘이 결합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진=뉴스1, 그래픽=클로드

/사진=뉴스1, 그래픽=클로드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런 발언들을 종합해 볼 때,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신 총재가 기자 회견을 통해 조만간 추가 인상 방침을 명확히 하는 ‘매파적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졌고 소비자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개월 연속 2.7%로 유지되고 있어 이례적 3연속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신현송 총재가 금리를 동결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전망”이라고 했다. 만약 한은이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안 그래도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 등엔 큰 충격이 닥칠 수 있다.

◇안 잡히는 물가, 연준 인상 기조는 부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해서 한은이 인상 기조를 거둔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한은의 목표치인 ‘전년 대비 2%’를 훨씬 웃돌고 있다. 그나마 지난달 상승률이 약간 내려간 배경엔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지난해 8월 ‘통신비 할인 이벤트’ 변수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여전히 한은 목표보다 높다는 이유로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하리라고 예상한다.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회의인 11월 26일 금통위에서 바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국가데이터처

12월엔 금통위가 없어 11월까지 동결하면 8월 이후 내년 1월 회의까지 약 5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같은 수준에 머물게 된다. ‘보너스 효과’ 등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는 연초까지 한은이 대처하지 않고 지켜보기는 부담일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연방준비제도가 10월 27~28일, 12월 8~9일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요인과 높은 성장률 등은 추가 인상을 뒷받침하는 변수”라며 “한은은 특히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높은 것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반도체 중심 성장세 등에 대한 한은의 전망이 변함 없다면 11월 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신 총재는 취임 후 세 차례 금통위 간담회에서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방향성을 근거와 함께 제시해 왔다. 이번에도 추가 인상에 대한 ‘깜빡이’ 차원의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 이에 더해 금통위원 중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면 다음 달 금리 인상 전망은 더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번 금통위의 방점은 ‘동결’이 아닌 ‘인상 예고’에 찍힐 가능성이 커진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약 11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나온다면 시장의 관심은 동결 자체보다는 다음 달 인상 재개 및 최종 금리 수준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효과 어디까지?”…성장률 발언도 관심

이번 달엔 경제성장률·물가 전망과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기준금리 예상치를 표시한 ‘점도표’ 발표가 없다. 하지만 신 총재가 발언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가 더 올라가리라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있다. 한은은 미국이 주도하는 AI 호황으로 인한 반도체 수출 급증을 반영해 지난 8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는 금통위 회의 닷새 후인 27일 나온다.

반도체 수출이 계속 늘어 올해 성장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이형일 경제부총리는 지난 16일 “3.4~3.6%도 가능하다”며 이미 더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많은 데이터에 접근 가능한 신 총재가 회견을 통해 한은의 지난 전망보다 성장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다면 이는 기준금리를 더 적극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신 총재는 그동안 수요 측 물가 압력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명분으로 꼽아 왔는데, 높은 성장률은 수요 측 물가 압력을 키우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날짜는 전망치 발표 시점. /한국은행

날짜는 전망치 발표 시점. /한국은행

발언의 무게가 반대의 방향으로 기울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높은 성장률의 대부분이 반도체 한 분야에서 비롯했다는 진단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이로 인한 금리 인상의 피해가 대출이 많은 취약 계층에 집중된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동결 소수의견을 낸 황건일 위원을 포함한 네 명이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계층·차주의 부담 확대 우려를 언급했다.

신 총재는 지금까지 간담회에서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취약 계층 보호는 재정·금융 정책의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만약 신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 취약 계층을 더 고려하겠다는 발언을 할 경우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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