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초유의 투표 2시간 연장···룰라는 “교통 제한”·보우소나루는 “악천후” 이유로 들어
2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학교에서 시민들이 개표 결과를 보여주는 QR코드를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브라질에서 악천후와 대중교통 제한 등을 이유로 투표 마감 시간이 2시간 연장됐다. 투표 시간 연장이라는 전례 없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당선자 윤곽 및 개표 집계도 지연될 예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치아누 자닌 브라질 연방대법관은 25일(현지시간) 오후 5시로 예정됐던 결선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7시까지 2시간 연장하라고 전국 선거구에 명령했다. 이번 결정은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모두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다만 두 후보가 투표 시간 연장을 요청한 이유는 달랐다. 룰라 캠프 측은 여당 지지세가 강한 주요 대도시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 대중교통 배차를 축소해 유권자들의 투표소 접근을 막았다며 대법원에 투표 시간 연장에 관한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다. 상파울루를 비롯해 바이아주 살바도르, 페이라지산타나 등 지역에서 투표소로 향하는 시내버스 등이 원활히 운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21세기에 유권자의 자유로운 투표권 행사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벌어지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선거 종료 이후 관련 지자체장들을 선거 범죄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바이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내버스 운행을 의도적으로 줄인 혐의로 시장과 교통 당국 관계자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캠프 측은 악천후를 이유로 들었다. 보우소나루 후보 캠프는 상파울루, 파라나, 산타카타리나 등 3개 주 일대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와 정전 등이 발생했다며 유권자들의 투표소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고등선거재판소에 특정 지자체의 투표 연장을 요청했다.
결국 자닌 대법관은 사안의 엄중함에 따라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브라질 전국 투표소의 마감 시간을 오후 7시로 일괄 연장했다. 하지만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고등선거재판소 일각에서는 연방대법원의 일방적 판결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표 마감 시간이 연장되면서 전국 50만곳 투표소의 개표도 지연될 예정이다. 신속한 전자투표기 개표 방식을 사용하는 브라질은 통상 투표 종료 직후 1~2시간 내 당선자 윤곽이 드러난다.
카시오 누네스 마르케스 고등선거재판소 소장은 “개표 결과 발표 및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윤곽은 당초 예상보다 늦은 오후 8시30분에서 9시 사이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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