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향방이 머스크 손끝에?…“우크라군 스타링크 제한, 머스크가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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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의 위성통신망 스타링크 이용을 제한하도록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기업인 한 사람이 사실상 스위치 하나로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현실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일부 공격용·방어용 무인기가 사실상 무력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정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당국자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14일부터 우크라이나군 장비가 위성통신망에 연결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동 속도의 상한을 낮추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제한 대상은 스타링크의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실드’로,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일부 공격용 무인기와 요격 무인기가 사실상 무력화됐다. 미국 시비에스(CBS) 뉴스도 이날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머스크가 직접 통신 제한을 결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강하게 비판한 직후 시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공격하더라도 정유시설은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면서 “정유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담은 백악관 영상에 “젤렌스키가 너무 나갔다”고 호응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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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정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머스크가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조처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머스크가 통신 제한 조처를 시행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고위 당국자와 협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전했다. 반면 시비에스는 머스크가 제한 조처를 지시하기 전에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대화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파악하려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경위 파악을 위한 비공식 조사까지 진행됐다고 한다. 스페이스엑스 관계자들은 백악관에 연락해 머스크의 지시 이전에 양쪽이 사전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입장을 정리하고, 대외 설명을 일치시키려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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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석상에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머스크는 속도 제한 사실이 알려진 지 몇 시간 뒤인 지난 14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속도나 사용에 관한 모든 제한은 미군이 결정하며 최종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적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재진에게 누가 스타링크 속도 제한에 책임이 있는지 모른다며 “나도 알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우리는 어떤 것도 철회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 스타링크는 자체 서비스 약관에 따라 결정을 내릴 선택권이 있다”며 공을 스타링크에 넘겼다.
이번 사태는 머스크 개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지난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벌어진 트럼프-젤렌스키 설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며 “머스크 개인이 치명적인 전쟁의 향방을 ‘스위치 하나를 켜고 끄듯’ 바꿀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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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크라이나에 종전 합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을 끝내기를 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거대한 기계와 같다. 계속 전진하고 있으며 이미 매우 넓은 영토를 차지했다”며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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